확장문제 이어… 김해공항 또 ‘뜨거운 감자’로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2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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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유럽 노선 없어 큰 불편”
김영춘 장관 등 부울경 의원 52명 정부에 중장거리 노선 신설 건의

지난달 2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석기 의원(경북 경주·왼쪽부터), 김정호 의원(경남 김해을), 이헌승 의원(부산 부산진을)이 김해공항의 중장거리 노선 신설을 요구하는 건의서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오른쪽에서 두 번째)에게 전달하고 있다. 김정호 의원실 제공
지난달 2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석기 의원(경북 경주·왼쪽부터), 김정호 의원(경남 김해을), 이헌승 의원(부산 부산진을)이 김해공항의 중장거리 노선 신설을 요구하는 건의서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오른쪽에서 두 번째)에게 전달하고 있다. 김정호 의원실 제공
김해국제공항이 또다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영남권의 대표 공항인 김해공항 확장 문제를 놓고 지역 정치권과 국토교통부가 공방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김해공항의 중장거리 국제노선을 확대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대한민국 제2의 관문인 김해공항 배후지역에는 약 1000만 명이 거주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김해공항 국제노선 대부분이 단거리 노선이어서 지역주민들은 미주, 유럽 등을 방문하기 위해 연간 수천억 원의 비용과 시간을 지불하며 인천국제공항을 이용하거나 일본, 중국 등 해외 경쟁 공항에서 환승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2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정호 의원(김해을)과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김석기 박재호 이헌승 의원 등 국토교통위 소속 부산 울산 경남 대구 경북의 여야 의원 52명이 김해공항 중장거리 국제노선 신설을 촉구하는 대정부 건의문에 연대 서명해 김현미 국토부 장관에게 전달했다. 박재호 의원은 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김해공항 중장거리 노선 신설 현황과 과제’라는 정책간담회를 열고 노선 신설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들의 자료에 따르면 현재 김해공항의 중단거리 국제선 정기노선은 2017년 말 기준 12개국 38개 노선(홍콩과 마카오는 중국에 포함)으로 주 왕복 운항 횟수는 총 1116회다. 이 가운데 2500km 미만 단거리 노선은 일본과 중국, 홍콩, 극동 러시아 등 27개로 주 846회, 2500∼5000km 중거리는 하노이, 사이판, 괌, 방콕 등 13개 노선에 주 270회 운항하고 있다. 반면 5000km 이상인 미국과 유럽, 남아시아 장거리 국제선 취항은 전무한 실정이다.

이로 인해 동남권에서는 연간 350만 명이 인천공항(연간 300만 명·72%)을 비롯해 일본 나리타(成田)와 중국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등 외국 공항(연간 53만 명·28%)에서 중장거리 국제선으로 환승하기 위해 교통 불편을 감수하고 있다. 추가 지불하는 교통비만 3500억 원에 달한다.

이런 상황은 국제선 항공화물도 마찬가지다. 전체 화물 23만6000t 중 미주와 유럽, 동남아시아권 항공화물이 7만1963t으로 김해∼인천공항까지 추가로 들어가는 물류비용만 연간 230억여 원에 이른다. 배후지역에는 대규모 산업단지와 풍부한 관광자원이 있어 장거리 국제노선에 대한 항공수요가 충분하다는 게 지역 정치권과 상공계의 분석이다.

김해공항 확장(김해신공항)을 둘러싼 공방도 계속되고 있다. 국토부가 추진하는 김해공항 확장과 관련해 소음과 안전 문제 등의 이견을 조정하기 위해 발족된 부울경 동남권 신공항 실무검증단은 5일 김해에서 국토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검토회의를 열었지만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검증단장을 맡은 민주당 김정호 의원은 “연말까지 검증을 끝내기로 했는데 국토부로부터 기본용역 초안 보고서마저 받지 못했다”며 “분야별 추가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검증단은 활주로 길이 및 유도로 배치 계획과 터미널 등 공항시설 상세 계획, 이착륙 비행 절차, 진입 표면에 저촉되는 장애물 목록, 공군훈련공역(MOA)과 신활주로 비행 절차 자료 등을 요구했다.

김 의원은 지난달 29일 롯데호텔부산에서 열린 효원포럼에서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는 만큼 전략적 사고가 결여된 김해신공항을 가덕신공항으로 방향을 전환하는 문제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해공항 확장 문제를 놓고 국토부와 지역 정치권 간의 공방이 계속되면서 앞으로 ‘동남권 관문 공항’을 둘러싼 논란이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김해국제공항#김해공항#국제선 정기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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