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김정은 안전보장 속 ‘속전속결 비핵화’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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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북미회담 충족조건 제시… “일괄타결 좋지만 물리적 어려움”
北 단계적 보상 요구 일부 수용
문재인 대통령 “北의지 의심안해도 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 시간) 북한의 비핵화 단계를 최소한으로 나누고 단계마다 경제 지원 등 보상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 대신 ‘완전한 비핵화’를 조건으로 내걸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주장해 온 비핵화에 따른 ‘단계적 동시적 조치’를 일부 수용할 수 있으니 ‘완전한 비핵화’에 나서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 나설 수 있다며 북한을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앞서 기자들을 만나 “(비핵화 방식은) 일괄타결(all-in-one)이 훨씬 좋지만 나는 단언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확히 일괄타결을 할 수 없는 몇 가지 물리적인 이유가 있다”며 “물리적인 이유 때문에 매우 짧은 기간이 걸릴 수 있지만 본질적으로 그것은 일괄타결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일괄타결 원칙을 확인하면서도 비핵화 프로세스에 단계를 두는 이른바 ‘트럼프식 비핵화 모델’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워싱턴 안팎에선 대북 강경파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북한의 ‘선(先) 핵 포기-후(後) 보상’을 주장하며 강조했던 ‘리비아식 모델’은 사실상 김정은과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일종의 외교적 유인책이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김정은의 안전을 보장할 것이다. 우리는 시작 단계부터 체제 보장을 논의해 왔다”며 “북한은 부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만약 (완전한 비핵화에 필요한) 특정 조건들(certain conditions)을 얻지 못한다면 회담이 열리지 않을 수도 있다”고 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23일(현지 시간) 미 하원 외교위원회에 참석해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 대해 “나쁜 합의는 고려하지 않는다(not an option)”며 “적절한 협상안이 아니라면 정중하게 물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미 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북한의 의지를 의심할 필요가 없다”며 “북-미 간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비핵화와 체제 안정에 대한 협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북한이 비난한 ‘맥스선더’ 훈련의 종료일인 25일 이후부터 남북 고위급 회담을 비롯한 대화 재개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한상준 alwaysj@donga.com / 문병기 기자
#비핵화#북미회담#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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