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만에 사내이사서도 물러난 이해진…“해외사업 주력”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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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주총, 후임 이사등 선출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職만 보유
“대기업 총수지정 부담감 덜고 유럽-AI분야 투자에 집중할듯”
공정위, 9월 ‘총수 유무’ 재결정

네이버는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글로벌투자책임자(GIO·사진)가 23일 창업 19년 만에 등기이사에서 물러난 것에 대해 해외 투자에 더 집중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기업 ‘총수(동일인)’라는 직책이 해외 사업에 걸림돌이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네이버는 23일 주주총회를 열고 사내이사로 이 GIO 대신 최인혁 비즈니스위원회 리더를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신규 사외이사로는 이인무 KAIST 경영공학과 교수가 선임됐다. 이 GIO는 지난해 3월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난 데 이어 창업 후 처음으로 사내이사에서도 물러나게 됐다. 이 GIO는 GIO 직책과 최대 개인주주로서의 지위만 가지게 됐다. 이 GIO는 지난달 말 개인이 가진 지분도 일부 매각해 지분을 4.31%에서 3.72%로 줄였다.

이 GIO가 사내이사 연임을 포기한 데 대해 네이버는 “산업의 패러다임이 빠르게 변하는 상황에서 GIO로서의 직무에 더욱 전념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주주총회에서도 네이버는 해외 사업에 주력할 계획임을 거듭 밝혔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올해 유럽과 인공지능(AI) 분야에 많은 투자가 예상된다”며 “일본에서 검색(사업)도 하려 하고 있는데, 이런 새로운 것들을 하지 않으면 저희도 3년 뒤 어찌 될지 모른다”고 강조했다.

네이버는 국내에서 유튜브를 통한 검색이 많아지는 것에 대응하는 한편 해외 투자를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한 대표는 “검색광고 매출 자체가 유튜브로 이동하는 건 아닌 것 같다”면서도 “10대를 중심으로 유튜브를 통해 검색과 유사한 패턴을 보이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한 대표는 키즈 영상 확보, 음악 영상, 지식 관련 분야를 다루는 ‘하우투 영상’ 확보 계획을 들며 올해 동영상 관련 투자가 많을 것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사용자 제작 콘텐츠(UGC) 플랫폼도 개발하고 있다.

이 GIO는 프랑스 미국 등에 주로 머물며 투자처를 발굴하는 데 주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네이버가 투자한 이스라엘 이노비즈테크놀로지, 프랑스 드비알레, 대만 애피어홀딩스 등도 이 GIO의 지휘로 이뤄졌다.

이 같은 변화가 올해 9월로 예정된 당국의 네이버 총수 결정에 영향을 줄지도 주목된다. 공정위는 지난해 이 GIO가 개인 최대 주주이며 이사회 구성원으로 활동하는 점을 들어 실질적 지배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 GIO 측은 네이버가 여러 주주의 의사에 따라 합리적으로 움직이는 만큼 포스코나 KT처럼 총수 없는 대기업으로 지정돼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공정위는 9월 네이버의 총수 유무에 대해 다시 결정할 예정이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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