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최고위원회의에 ‘아기용 이유식’ 등장, 무슨 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27일 16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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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의에 아기용 이유식이 등장했다.

국민의당 박주원 최고위원은 27일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박지원 전 대표께서 ‘당에 이유식 하나 사오려고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기사를 보고 내가 아예 사왔다”며 이유식을 꺼내 들었다. 최근 박 전 대표가 바른정당과 통합을 추진하는 안철수 대표를 향해 ‘구상유취(口尙乳臭·입에서 아직 젖내가 난다)라고 비난하며 이유식을 언급한 것을 겨낭한 것이다.

박 최고위원은 박 전 대표를 향해 ’대선배‘ ’어르신‘이라 칭하면서도 “젖 냄새나는 이유식을 보며 우리 당 현실이 아닌 한국정치 민낯을 봤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맛, 식감 등 아이가 이유식을 먹지 않는 이유 7가지를 열거하며 “다그치지 말고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박 최고위원의 발언은 안 대표를 어린아이에 빗대 깎아 내린 박 전 대표를 비판하는 차원이었으나, 결과적으로 안 대표도 희화화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박 최고위원은 안 대표를 향해 통합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면 “보따리를 싸서 나가라”고 말한 유성엽 의원에게도 날을 세웠다. 그는 “물에 빠진 사람 구해줬더니 보따리 내놓으란 말은 들어봤어도 보따리 싸란 얘기는 못 들었다. 같이 살 길을 찾아야지 보따리를 왜 싸느냐”고 말했다.

한편 당내 반안철수 측 모임인 ’평화개혁연대(가칭)‘는 이날 바른정당과 통합반대선언문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잠정 연기했다. 양당의 정책연대협의체 구성을 논의하는 시점에 선언문을 내는 게 명분이 마땅치 않다는 판단에서다.

당내 갈등이 깊어지자 호남지역 초선의원들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용호 정책위의장을 비롯해 김광수 김종회 윤영일 이용주 정인화 최경환 최도자 의원 등은 이날 저녁식사를 함께 하면서 당의 진로를 논의할 예정이다. 평화개혁연대는 초선의원 모임의 결과를 주시하고, 이르면 28일 통합반대선언문 발표를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이런 움직임에 대해 국민의당 통합파 측에서는 ’호남 세대교체론‘을 거론하고 있다. 통합을 강하게 반대하는 호남중진 의원들 대신 비교적 온건한 성향인 호남 초선의원들이 차세대 기수가 돼야 한다는 논리다. 통합파 측 한 인사는 “안 대표도 통합과 관련해 호남지역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 호남 중진의원들만 호남의 미래를 대표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고야기자 be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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