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北-아프리카 14개국에 ‘은밀한 거래’ 전수 조사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23일 18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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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강화 이후에도 북한이 아프리카 국가들과 은밀한 거래를 멈추지 않자 미국과 유엔이 아프리카의 14개국에 대한 정밀 조사에 착수했다고 CNN이 22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은 그 동안 북한 국영기업인 만수대해외개발회사그룹과 거래한 아프리카 최소 14개국을 상대로 조사에 들어갔다. 패널은 이 가운데 일부 국가가 지난해 만수대그룹 동상 사업에 대한 유엔 대북제재 이후에도 북한과 거래하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휴 그리프스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 조정관은 CNN에 “만수대그룹이 대형 건설 사업을 벌인 아프리카의 최소 14개국에서 탄약 공장, 대통령궁, 아파트단지 등을 전수 조사하고 있다”며 “만수대그룹은 아프리카에서 수천만 달러를 벌어 들였다”고 밝혔다.

북한은 1960년대부터 앙골라, 베냉, 보츠와나, 에티오피아, 마다가스카르, 모잠비크 등 14개국에서 건설 사업을 했다. 아프리카 대륙에는 북한 분위기가 풍기는 ‘메이드 인 북한’ 조형물이 여럿 서 있다. 남부 아프리카 나미비아 수도 빈트후크의 국립영웅묘지(National Heroes Acre) 내 첨탑, 동부 아프리카 세네갈 수도 다카르에 있는 ‘아프리카 르네상스 기념탑’이 대표적이다.

나미비아 정부를 비롯한 아프리카 국가들은 지난해 만수대그룹의 사업에 대한 유엔의 제재 이후 북한과 거래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CNN은 2004년 매각된 것으로 알려진 나미비아의 만수대그룹 사업장이 여전히 북한 국적 기업 소유로 남아 있고 몇 주 전까지 운영됐다고 주장했다. 사업장 인근 제조업체의 한 직원은 “북한 정부 인가 번호판을 단 차량들이 사업장에 들어갔다”고 CNN에 전했다.

나미비아의 또 다른 북한 기업이 북한 국영기업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KOMID)와 연계돼 있다는 의혹도 나왔다. KOMID는 북한 탄도미사일과 관련 장비, 재래식 무기의 해외 수출 창구로 알려져 있고 2009년 유엔 안보리의 제재를 받았다.

유엔 전문가 패널은 보고서에서 “나미비아, 콩고민주공화국, 우간다, 탄자니아, 앙골라 등이 (북한과의 거래에 대한) 유엔 패널의 구체적 질의에 답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유엔은 9월 패널 보고서에서도 “모잠비크와 탄자니아가 지대공 미사일을 혁신하기 위해 북한과 계약을 맺었다는 의혹이 있다”고 명시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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