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땐 그랬지”… 만화로 만나는 옛 서울 추억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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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성 작가, 서울역서 전시회

올해 10월부터 이달 말까지 서울역 1, 4호선 환승통로에서 ‘그리다, 옛 서울전’이라는 전시회를 여는 만화가 김광성 씨.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올해 10월부터 이달 말까지 서울역 1, 4호선 환승통로에서 ‘그리다, 옛 서울전’이라는 전시회를 여는 만화가 김광성 씨.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맞아. 서울역 앞에 말 달구지가 있던 때도 있었어.”

 지난달 23일 서울역 1, 4호선 환승통로에 선 어르신 둘이 벽에 걸린 그림을 보며 추억에 젖었다. 1960년대 서울역 화물 집하장 풍경을 그린 작품이었다. 방한모와 목도리를 걸친 남자가 말의 고삐를 잡아끄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그림의 작가는 만화가 김광성 씨(62)다. 그는 올 10월부터 ‘그리다, 옛 서울전’을 열고 있다. 당초 11월 11일에 끝날 예정이던 이 전시회는 관람객들의 연장 요청이 쇄도해 연말까지 연장했다. 김 화백의 작품은 서울 토박이들의 향수를 자극했고 관람객들은 전시회를 연장해 달라는 요청을 방명록에 남겼다.

 김 화백은 35세의 나이에 데뷔한 늦깎이 만화가다. 어릴 때부터 그림을 좋아하긴 했지만 교과서 귀퉁이에 낙서를 끼적이는 수준이었다.

 김 화백이 정식으로 그림을 배운 건 국방부 조병창에서 군무원으로 일하던 20대 때부터였다. 그는 약 10년간의 직장생활 내내 서양화 동아리에서 그림을 익혔다. 1988년 그는 서른넷의 나이에 만화가로 데뷔했다. 조병창을 나와 광고회사에서 일하다 사무실에서 우연히 만화 잡지 ‘만화광장’을 보고 만화가 갖는 힘을 처음 느꼈다.

 “고 이상무 화백의 ‘포장마차’라는 작품이 있었어요. 포장마차를 소재로 시국 이야기 등 온갖 사회 문제를 다 다뤘습니다. 그걸 보며 ‘만화가 대단하구나’라고 느꼈어요.”

 그는 16쪽짜리 단편만화 ‘자갈치 아지매’를 만화광장에 투고했다. 이후 2005년엔 제2차 세계대전 때 일본 비행병으로 징집된 청년을 그린 ‘순간에 지다’로 대한민국만화대상 우수상을 타며 만화가로서 입지를 다졌다. 주로 역사물을 다루다 보니 한국의 옛 모습을 만화의 배경으로 사용할 때가 많았다.

 “제가 기억하고 있는 옛 서울 풍경과 옛사람들의 이야기를 제가 자신 있는 방법으로 계속 다룰 예정이에요. 사람의 정을 느끼고 감동이 있는 이야기를 다루려면 결국 역사를 파고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송충현기자 balgun@donga.com
#김광성 작가#그리다 옛 서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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