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힘찬병원의 착한 의료이야기]‘식후 커피’ 어른들 조심하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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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훈 원장
이태훈 원장
식후 커피 한잔은 이제 일상이 되어 버린 듯하다. 점심 때 사무실이 밀집한 곳에서는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커피숍이 붐빈다. 그렇다면 연령을 불문하고 커피 홀릭에 빠진 요즘 건강하게 커피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힘찬병원을 찾은 50∼80대 어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명 중 6명이 식후 커피를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3명은 하루 3잔 이상 마시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어른들은 식후에 약을 복용할 때가 많고 체내 칼슘 균형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식후 커피는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우선 혈액 속에 카페인의 농도가 높으면 약물 상호작용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섭취한 카페인은 지방이 적은 신체의 근육 부위에 주로 분포한다. 노인들은 젊은 사람들보다 근육조직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섭취한 카페인이 혈액과 조직에 더 높은 농도로 존재하게 된다.

 카페인 성분이 있는 종합감기약이나 진통제 같은 약을 복용할 때 커피를 많이 마시면 부작용 위험이 높다. 또 위장약 성분인 시메티딘, 항우울증제 플루복사민, 갱년기 장애 호르몬요법 에스트로겐 등의 약물은 카페인이 분해되는 것을 방해해 혈액 중 카페인의 농도를 높인다.

 카페인은 체내 칼슘 균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카페인이 소장에서 칼슘 흡수를 저하시키고 신장에서 칼슘의 배설을 증가시키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카페인 자체가 골밀도 감소의 위험 요인은 아니지만 뼈엉성증(골다공증)의 위험을 줄이고 관리하기 위해서는 카페인 섭취를 조절하면서 칼슘과 비타민D를 복용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건강하게 커피를 즐기기 위해서는 △우유, 치즈, 요구르트, 멸치, 뱅어포, 해조류, 녹색 채소 등을 통해 칼슘을 충분히 섭취할 것 △골다공증이 있거나 폐경기 여성 또는 65세 이상은 하루 1, 2잔 이하로 커피 섭취를 제한할 것 △평소 약을 복용한다면 카페인에 영향을 받지 않는 약이 있는지 병원에서 처방받을 때 문의할 것 △커피는 약과 같이 먹지 말고 약 복용 전후로 2시간 정도 간격을 두고 섭취할 것 △약을 복용할 때는 물을 충분히 마실 것 등을 염두에 둬야 한다.

 적당량의 카페인 섭취는 우리 몸에 쌓인 피로를 풀어주고 정신을 맑게 해 주며 이뇨작용을 통해 체내 노폐물을 제거하는 등 신체에 이로운 작용을 한다.

 하지만 과다 섭취하면 불안, 메스꺼움, 수면장애, 가슴 두근거림 등을 일으킬 수 있다. 무엇이든 지나치면 미치지 못함과 같다는 옛말이 있다. 식후 커피의 즐거움을 포기할 수 없다면 지킬 것은 지키며 건강하게 즐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태훈 원장
#식후 커피#커피#카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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