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출근후 매일 1시간 공부하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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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1일 1시간 자기계발 시간을 시작합니다. 회의나 전화는 오전 9시 이후로 미뤄주시고 타인의 학습에 방해가 되는 행동도 자제 부탁드립니다.”

서울 중구 청계천로 ㈜한화 본사에서는 최근 들어 매일 오전 8시만 되면 이런 안내방송이 흘러나온다. 안내방송엔 “여러분의 자기주도적 학습이 좋은 회사, 강한 회사 달성의 밑거름이 된다는 마음가짐으로 유익한 1시간을 보내시길 바란다”는 당부도 담겼다.

㈜한화가 매일 공식 근무시간(오전 8시∼오후 5시)에 ‘1일 1시간’ 학습시간을 운영하기 시작한 것은 올해 3월부터다. 자기주도적 학습을 지원하고 임직원을 직무 전문가로 육성하기 위해서다. 학습시간은 본사에선 오전 8~9시, 사업장(대전 보은 여수 구미)에선 각자 상황에 따라 1시간을 지정해 운영한다. 임직원들은 이때 각자 선택에 따라 독서, 온라인 강의 수강, 어학 공부 등을 한다.

○ 자기주도적 학습으로 업무능력 향상

㈜한화 인사팀은 이 프로그램을 시행하면서 각 부서에 시행지침 공문을 내려보냈다. 팀별로 ‘변화 에이전트(CA·Change Agent)’ 1명을 선정한 뒤 CA로 하여금 도서관 같은 분위기를 조성해 달라는 것. 직원들은 이 시간만큼은 상사가 거는 전화를 비롯해 업무상 연락을 받지 않아도 된다. 외부에서 급한 연락이 오면 받지만 통화 자체는 대폭 줄었다.

프로그램의 핵심은 ‘자발적인 동기 부여’다. 일괄적으로 의무교육에 참석하도록 하면 효과가 떨어지기 쉬운 데다 개인적으로 알아서 공부하라고 하면 퇴근 후엔 유야무야되기 쉽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신준구 ㈜한화 기술기획팀 차장은 “근무시간 외에 따로 자기계발 시간을 마련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회사 차원에서 학습시간을 마련해 준다는 것은 획기적인 배려”라며 “학습시간이 확보되니 학습의욕도 높아지고 자발적인 동기부여도 된다”고 말했다.

○ 취약점 보완 위해 스스로 목표 세워 달성

기업이 업무시간까지 활용해 임직원 역량 강화에 나서는 것은 개인이 성장해야 조직도 성장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상공회의소도 임직원들이 역량을 스스로 키울 수 있도록 올해 ‘개인개발계획(IDP·Individual Development Plan)’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임직원들이 각자 성과와 역량 향상에 대한 목표를 세우고 실천하는 프로그램이다. 임직원들은 공부, 교육 수강, 코칭, 업무 프로젝트 실행 등을 통해 목표를 실천하고 있다. 대한상의는 임직원들의 목표 달성을 위해 교육과정 20개를 개설해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교육은 업무시간에 받을 수 있다.

대한상의가 IDP를 도입한 것은 평소 인재양성과 기업문화 개선에 깊은 관심을 두고 있는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진덕용 대한상의 인사팀장은 “단순히 인사평가 결과를 통보하고 끝낼 게 아니라 잘하는 것은 더 발전시키고 못하는 것은 개선해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한화#출근 공부#업무능력#취약점 보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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