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한국과학창의재단, 소프트웨어 관리자과정 연수 개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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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는 소프트웨어 교육의 훌룡한 메신져"

메이커문화를 강연 중인 김승환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 한국과학창의재단 제공
메이커문화를 강연 중인 김승환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 한국과학창의재단 제공

“그동안 여러 개의 소프트웨어(SW)를 다뤄봤지만 피지컬 컴퓨팅(컴퓨터가 센서를 통해 사람의 감각기관처럼 외부 동작이나 소리를 감지해 반응하는 것)은 처음입니다. 아이들에게 제대로 알려주려면 저희부터 더욱 자세히 배워야겠지요. 이런 기회가 생겨서 참 좋습니다.” (박규하 경북양산교육지원청 장학사)

16, 17일 이틀 간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창의재단 5층 대연수실과 14층 창의스카이라운지에서는 ‘렛츠 메이크(Let′s MAKE) 창의아카데미 SW 관리자과정(2기)’ 연수가 열렸다. 연수에 참여한 40여 명의 전국 장학관, 장학사, 연구사들은 진지한 눈빛으로 노트북과 발광다이오드(LED) 화면을 번갈아 살펴봤다.

사회 전반에서 ‘소프트웨어 교육’이 이슈다. 산업의 세계적인 흐름이 제조업 중심에서 디지털 정보산업으로 전환되면서 정부는 소프트웨어 산업을 대표적인 국정과제로 정했다. 이에 따라 2018년부터 모든 초중고교에서는 소프트웨어 교육을 정식 교과로 채택하게 된 상황. 하지만 교육현장에서는 “소프트웨어 교육을 진행할 교사가 전국적으로 부족하다”고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런 문제의식에 따라 장학관, 장학사, 연구사, 수석교사 등을 대상으로 소프트웨어 교육의 체험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뜻에서 미래창조과학부가 주최하고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주관하는 이번 연수가 마련된 것. 한국과학창의재단은 올해 5∼11월 ‘렛츠 메이크(Let′s MAKE) 창의아카데미’ 연수를 600여 명의 전국 수석교사를 비롯한 초중등 교원이 참여한 가운데 16차례에 걸쳐 진행했다.

가까이 가면 ‘반짝’…

소프트웨어 활용한 크리스마스트리

연수 첫날 교원들은 자신의 의도에 따라 LED가 반짝거리도록 만들어보는 체험형 강의에 참여했다. 복잡한 프로그래밍 언어 대신 ‘스크래치’라는 매력적인 프로그램을 사용해 손쉽게 LED를 동작시키는 과정을 경험했다. 스크래치란 ‘15도 돌기’, ‘10회 반복하기’, ‘‘안녕’을 2초 동안 말하기’ 등 쉬운 지시어가 표시된 아이콘을 그저 마우스로 쭉 당겨와 순서대로 쌓으면 지시된 순서대로 컴퓨터가 동작하게 되는 프로그램. 스크래치를 이용하면 컴퓨터 프로그램이 어떤 과정과 형태로 명령을 받아들여 작동하는지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습득한 교원들은 둘째 날 피지컬 컴퓨팅의 실제 결과물을 체험했다. ‘가까이 가면 불이 켜지는 크리스마스트리 만들기’, ‘두 개의 모터를 이용한 전후좌우로 움직이는 이동로봇 만들기’ 등이 그것.

센서로 거리를 계산해 일정한 거리에서 자극이 감지되면 불이 켜지고 자극이 사라지면 꺼지도록 프로그래밍을 함으로써 ‘똑똑한’ 크리스마스트리를 직접 만들어본 송지연 전북교육연구정보원 연구사는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불빛이 바뀌는 신호등의 알고리즘을 이용해 특별한 크리스마스트리를 만드는 활동을 곧 다가올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아이들과 함께 해보면 좋겠다”면서 “실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된 소프트웨어 교육이 바로 이런 것이란 사실을 체감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수에 앞서서 참가자들은 한국과학창의재단의 온라인 홈페이지(lms.kofac.re.kr)로 진행된 원격연수를 통해 왜 앞으로의 세상은 소프트웨어를 스스로 만드는 능력이 중요해지는지를 실감했다. 앞으로는 스스로 ‘메이커(Maker)’가 되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 ‘자신이 필요한 것을 직접 만드는 사람’이란 뜻의 메이커란 결국 21세기에는 내가 어떤 분야에서 일을 하든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내가 뜻하거나 내게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이나 제품을 만들 줄 알아야 한다는 의미다. △메이커의 정의 △메이커 운동 선언 △메이커 운동의 현황과 전망 △메이커 운동 관련 교육의 변화 등 커리큘럼을 통해 교원들은 ICT에 기반해 짧은 시간과 저렴한 비용으로 창의적인 제품을 개발하는 운동인 ‘메이커 운동’이 미국을 중심으로 유럽, 중국, 일본 등 전 세계로 확산되는 현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연수에서 ‘과학, 창의 그리고 미래’를 주제로 강연한 김승환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은 “창의적인 아이디어에 숨을 불어넣는 메이커는 창조경제의 문화적 뿌리”라면서 “소프트웨어와 결합한 메이커 문화가 학교현장으로 널리 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돌봄교실’ 교사 대상 로봇활용 소프트웨어 교육도

이런 교원 대상 연수프로그램과 더불어 한국과학창의재단은 각급 학교현장에서 소프트웨어 교육이 뿌리를 내리도록 지도하고 진행하는 현장 활동을 강화해왔다.

한국과학창의재단이 SK텔레콤과 함께 올해 9월부터 시행한 ‘렛츠 메이크(Let′s MAKE) 창의아카데미-스마트 로봇활용 SW교실’이 대표적인 사례. 전국 144개 초등학교 돌봄교실의 교사와 돌봄전담사가 참여한 이 소프트웨어교실을 통해 스마트로봇을 체험하고 제작원리를 살펴보는 저학년용 프로그램과 터치센서를 활용해 로봇작동 프로그램을 직접 설계해보는 고학년용 프로그램 등이 교육되었다.

김 이사장은 “소프트웨어 교육이 주목을 받으면서 현장 교사들의 요구가 매우 뜨겁다”면서 “이런 열기를 반영해 내년부터는 수석교사, 장학사, 장학관 등 선도교원을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을 전국적으로 확대 운영해 3000여 명의 소프트웨어 전문 교원을 체계적으로 양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원상 기자 leews1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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