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딸 난자로 임신 자처한 50대 여성, 왜 이렇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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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년 2월 25일 10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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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59세 여성이 장암으로 사망한 20대 외동딸의 난자를 이용해 임신을 계획하고 있다고 영국 매체 미러가 22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이 여성은 딸이 죽기 직전 자기 난자와 기증자의 정자를 수정해 엄마의 자궁에 이식, 일종의 대리모 역할을 해달라고 유언을 남겼다고 주장했다.

장암 투병 중이던 그의 딸은 완치 후 임신을 할 수도 있다는 희망을 갖고 지난 2008년 자신의 난자를 냉동 보관해 놓았으나 회복하지 못하고 4년 전 세상을 떠났다.

여성은 딸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고 싶어 대리모가 되길 자처했지만 영국 병원 어느 곳에서도 이들의 바람을 이룰 수 있게 해 주겠다고 나선 곳은 없었다.

결국 여성과 그의 남편(58)은 미국 뉴욕의 한 병원이 6만 파운드(약 1억300만 원)를 받고 이들의 체외 수정을 돕겠다고 나서자 딸의 난자를 미국에 보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영국 보건부 산하 의료윤리감독기구인 인간수정배아관리국(Human Fertility and Embryology Authority·HFEA)은 사망한 딸의 유언을 확인할 수 있는 문서 등의 기록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세 차례나 이를 허가하지 않았다.

결국 이번 사건은 법원의 판단을 받게 됐으며, 재판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여성은 딸의 유언이 사실임을 강조하며 대리모 시술에도 절차상 문제가 없음을 주장할 계획이다.

이 부부의 주장이 받아들여질 경우 여성은 사망한 딸의 난자를 이용해 임신한 첫 여성으로 기록에 남게 될 것이다. 그러나 법원이 이를 허가하지 않을 경우 딸의 난자는 채취 후 10년이 되는 오는 2018년 2월 폐기될 예정이다.

정민경 동아닷컴 기자 alsru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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