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 진지희, 아역배우의 좋은 예…“이른 사회생활, 눈칫밥 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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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8월 8일 09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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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진지희. 사진ㅣ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배우 진지희. 사진ㅣ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이런 얘기하면 어른들이 싫어하실 텐데….”

어느덧 여배우란 수식어가 어울리는 배우 진지희(14)를 만났다.

그는 똘똘한 눈빛으로 귀를 기울이며, 질문들을 명확한 표현으로 풀어나갔다. 어린 나이에 사회생활을 시작한 탓일까, 또래와는 다른 차분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진지희는 이른 사회생활로 “눈칫밥이 저절로 는 것 같다”고 말했다.

“어른들과 함께 지내다 보니 저절로 깨닫는 것들이 생겨요. 또래 친구들이 어른들에게 이런저런 얘기하는 걸 듣다가 ‘그런 이야기는 어른들이 싫어하실 거야’라고 말해주죠.”

만 4살에 데뷔해 ‘빵꾸똥꾸’, ‘폭풍성장’이라는 수식어를 지나 어느덧 배우로서 훌쩍 자란 진지희. 사춘기 소녀의 삶 이야기, 배우로서의 연기 이야기를 들어봤다.

● 어른처럼 겪어내는 사춘기…“서신애와 고민 상담”

“이전보다 예민해진 것 같긴 한데, 솔직히 저는 잘 모르겠어요.(웃음)”

사춘기 시기를 잘 겪고 있냐는 물음에 진지희는 고개를 갸우뚱하다 “촬영장에 가면 너무 피곤해서 엄마에게 앙탈을 부리는 정도?”라고 답한다. 이어 “스케줄 때 엄마와 함께 다닌다. 내가 연기 활동하는 것을 재미있어하시고 적극 지원해준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엄마가 모니터링도 항상 해줘요. 그런데 칭찬은 절대 안 해요. 꼭 못한 부분만 잡아내요.(웃음)”

엄마와 함께 다녀도 또래와 더 잘 통하는 대화가 있을 것. 가장 많은 대화를 나누는 배우 친구가 있느냐 물으니 과거 MBC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서신애라고 답한다.

“저보다 언니라서인지 제 이야기를 잘 들어줘요. 서로 이런저런 얘기 많이 나누죠. 이번에 드라마 끝나고도 연락했어요. 언니가 출연한 MBC ‘여왕의 교실’ 정말 잘 봤다고요. 왕따 은보미 역 내면연기가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진지희는 아직 학생인 만큼 학업과 배우로서의 병행이 쉽지 않은 고민이다.

“제가 연기를 하긴 하지만, 본분은 아직 학생이죠. 연기할 때는 공부 고민, 공부할 때는 자꾸 연기 고민을 하게 돼요.(웃음) 둘 다 잘 해내고 싶어요. 굳이 비중을 두자면, 연기 6 대 공부 4라고 할까요? 그래도 연기가 더 재미있으니까요.”

●“‘빵꾸똥꾸’에서 이제 ‘진지희, 정이’로”

“이전에는 사람들이 저를 보면 ‘어? 빵꾸똥꾸다’라고 말했는데, 이제는 모두 ‘진지희다’라고 불러줘요.”

진지희는 최근 MBC 드라마 ‘불의 여신 정이’에서 주인공 유정의 아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이에 진지희는 “사극을 좋아하는 어른 팬들도 생겼다”며 행복감을 표했다.

“얼마 전에 지하철에서 할머니 한 분이 ‘너 정이 아니야?’라고 물어서 사람들이 다 쳐다보며 수군거리고요. 기분 좋았죠.”(웃음)

진지희는 드라마 ‘불의 여신 정이’를 통해 사랑스러운 정이 역을 완벽하게 소화, 로맨스 연기도 실감 나게 선보여 이전 ‘빵꾸똥꾸’라는 수식어를 완전히 벗어났다는 평가까지 얻었다.
배우 진지희. 사진ㅣ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배우 진지희. 사진ㅣ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진지희는 2009년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 이후에도 드라마 ‘해를 품은 달’, 영화 ‘회초리’, ‘고령화 가족’ 등에서 매번 새로운 연기를 선보였지만, ‘빵꾸똥꾸’라는 수식어는 오랫동안 붙었다. 매번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연기자로서 씁쓸한 꼬리표일 것 같기도 했다. 하지만 진지희는 “‘빵꾸똥꾸’로 알아주시는 것만도 감사하다”고 미소지었다.

“사실 처음에는 ‘다른 역할도 많이 하는데 자꾸 ‘빵꾸똥꾸라고 하지?’라는 의문이 들긴 했어요. 아마 그 수식어는 어른이 될 때까지 따라붙을 것 같아요. 그렇게 불러주셔도 이제 제가 다른 연기를 할 줄 안다는 걸 다 아시니까 괜찮아요. 오히려 그 연기에 대한 기억이 아직까지 남아있다는 것이라고 생각하니 감사하고요.”

진지희는 또 매번 새로운 작품을 할 때마다 붙는 ‘폭풍성장’ 수식어도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폭풍성장’이라는 말 뜻에는 매번 제가 나올 때마다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신다는 뜻이 담긴 것 같아요. 또 ‘놀랍다, 성숙해졌다, 혹은 이런면도 있었네?’ 라는 의미도 있고요. 기분 좋아요.”

●진지희에게 연기란? “나의 길”

14살, 오색찬란한 꿈을 꿀 나이에 배우 진지희는 미래에 대한 어떤 꿈을 갖고 있을까.

“다른 친구들 꿈 다섯 번 바뀔 때 제 꿈은 오직 연기자였어요. 다른 꿈을 생각해볼 겨를도 없었고요.”

너무 어릴 적부터 연기만 바라보는 게 아닐까. 진지희는 “어른이 되면 드라마 찍은 후 휴식할 때 사진 찍으며 여행을 다녀보고 싶다”고 소박한 바람을 덧붙였다.

이번 작품 ‘불의 여신 정이’는 배우 진지희에게 다양한 매력을 지닌 정이 역을 맡았다는 것과 처음으로 삼각관계연기를 했다는 점으로 남다른 의미가 있다.

“정이는 천방지축이면서도 슬픈 사연이 있고, 해맑은 면도 있죠. 그런 역할을 맡아,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 행복했어요. 또 연기해보고 싶던 삼각관계 로맨스를 찍어 영광이었어요.(웃음)”

앞으로도 그는 파격적인 연기 변신이나 색다른 시도가 아닌, 이 나이또래에 할 수 있는 역할을 하며 차근차근 성장해나가는 게 목표다.

진지희에게 연기란 무엇일까. 한 단어로 표현해줄 수 있느냐는 요청에 “저 시 잘 못 지어요”라며 손사래 치다 “한번 생각해볼게요”라며 잠시 생각에 잠긴다.

“제게 연기란 ‘길’이에요. 앞으로 나아가야 하고, 또 지금 나아가고 있는 길이죠. 어떻게 바뀔지 모르겠지만, 차근차근 밟아가며 저만의 선명한 길을 만들고 싶어요.”

동아닷컴 원수연 기자 i2overyou@donga.com
사진ㅣ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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