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자연스러운 정권 이양… 새 총리에 공학자 알킵 선출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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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안에 새로운 내각 구성… 나토, 군사작전 공식 종료

리비아 과도국가위원회(NTC)는 전기공학자 출신의 압둘라힘 알킵 씨를 새 임시 총리로 선출했다고 10월 31일 밝혔다. 알킵 총리가 2주 내에 구성할 새 내각은 리비아를 통치하면서 제헌 ‘국민의회’ 구성을 준비하게 된다. 알킵 총리는 NTC 위원 총 51명 가운데 반수가 넘는 26명으로부터 지지를 받아 압델 하피즈 고가 NTC 부위원장과 알리 타르후니 석유장관, 카다피 정권에서 옥고를 치른 야권 인사 이드리스 아부 파예드 씨 등 쟁쟁한 후보들을 제쳤다.

알킵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인권 유린을 용납하지 않는 국가를 건설할 것”이라며 “국가의 안정을 회복하고 무기 회수를 위해 NTC 전사들과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알킵 총리는 1980년대 미국 남캘리포니아대,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에서 유학했으며 아랍에미리트 석유연구소 등에서 교수로 일했다. 리비아 재건의 사활을 결정할 석유 등 에너지 문제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식견 등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후문이다. 해변가의 로마 유적으로 유명한 서부 사브라타의 부유한 명문가 출신인 알킵 총리는 2005년 리비아에 설립한 국제에너지기술회사 등 여러 기업을 보유하고 있는 자산가로 내전 과정에서 반군 진영에 상당한 자금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무아마르 카다피를 축출하기 위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리비아 군사작전(작전명 ‘통합보호자 작전’)이 31일 밤 12시에 공식 종료됐다. 3월 19일 나토가 주도하는 다국적군이 리비아 군사기지와 대공방어시설에 대한 첫 미사일 공격과 공습을 단행한 지 7개월 12일 만이다.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우리는 리비아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행동했고 함께 승리했다. 리비아는 마침내 자유를 얻었다”며 “리비아 국민도 역사와 운명을 바꾸고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행동한 것”이라고 말했다. 나토의 작전은 리비아 내전에서 과도정부군이 승리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라스무센 총장이 나토의 “가장 성공적인 작전 중 하나”로 평가한 리비아 작전은 미국이 2선으로 빠지고 프랑스 등 유럽이 전면에 나선 첫 번째 작전이었다. 참전비용으로 프랑스는 3억 유로(약 4660억 원), 영국은 3억 파운드(약 5320억 원) 이상을 사용했다. 리비아 작전은 총 출격횟수 2만6000회, 공습 9600회, 5900개의 목표물 파괴 등의 기록을 남겼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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