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리뷰]장한나 열정 지휘봉 젊은 구슬들을 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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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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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솔루트 클래식Ⅲ’ 20일 공연
◇ 합주능력 ★★☆ 해석 ★★★ 협연 ★★★★

지휘자 장한나와 90여 명의 오케스트라 단원이 젊은 연주를 들려준 ‘앱솔루트 클래식’. 성남아트센터 제공
지휘자 장한나와 90여 명의 오케스트라 단원이 젊은 연주를 들려준 ‘앱솔루트 클래식’. 성남아트센터 제공
첼리스트 장한나가 지휘자로 변신해 ‘앱솔루트 클래식’ 공연을 무대에 올린 지 올해로 3년째다. 올여름에도 그는 90여 명의 젊은 음악도를 선발해 오케스트라를 꾸렸다.

20일 연주회 직전 열린 ‘프리 콘서트 토크’에서 장한나는 “음악은 연주자와 청중 모두 무조건 즐거워야 한다. 이해하고 논리적으로 접근하기보다 소리에 담긴 느낌과 감정을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그가 선택한 레퍼토리는 글린카의 ‘루슬란과 류드밀라’ 서곡, 차이콥스키의 피아노 협주곡 1번, 프로코피예프의 교향곡 5번이었다.

이 오케스트라는 활기찬 에너지로 젊은 연주를 들려줬다. 오랜 조련이 주는 숙성의 맛을 기대하기는 힘든 ‘페스티벌 유스’ 오케스트라인 만큼 기교 면에서 과욕을 부리기보다 원래 음악을 있는 그대로, 담백하게 표현하는 데 무게중심을 둔 것으로 보였다. 유려한 앙상블은 아니었지만 한껏 열정이 느껴지는 무대였다. 악단원들도 미소를 지어가며 음악을 즐겼다.

지휘자 장한나는 포디엄에 선 선생님 같은 모습이었다. 현과 관의 조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꼼꼼한 손짓이 분주했다. 연주자로서 각 악기의 소리 울림에 대해 잘 꿰고 있는 그는 기악적 앙상블을 중시하며 음악을 전개시켜 나갔지만 개성을 마음껏 펼쳐놓지는 않았다.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의 협연자로 나선 피아니스트 조성진은 이 무대를 빛낸 또 하나의 주인공이었다. 같은 곡을 체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등과 여러 차례 협연해온 그는 악단을 충분히 배려하면서 험난한 기교로 덮인 이 곡을 능숙하고 여유롭게 이끌어갔다.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명단을 프로그램북과 홈페이지 등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어 아쉬웠다. 연주회를 기획한 성남아트센터 측은 단원 수가 많아 공간이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단원들도 콘서트의 주인공이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i: 28일 오후 5시 경기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베토벤 ‘에그몬트’ 서곡, 교향곡 9번 ‘합창’. 1만∼5만 원. 031-783-8043, 8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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