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저를… 잊지 않으셨죠?… 박세리 8언더 공동2위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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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비 10언더 단독선두<브리티시오픈 2R 오후 11시 현재>

브리티시여자오픈이 열리고 있는 스코틀랜드 앵거스의 커누스티 링크스는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코스 중 하나로 꼽힌다. 변화무쌍한 날씨에 강한 바람, 항아리 벙커와 개울 등 골퍼를 괴롭히는 장애물이 너무 많아 ‘야수(The Beast)’란 별명도 있다. 브리티시오픈(디 오픈)을 7번 개최했지만 여자프로대회에 문을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1999년 디 오픈은 많은 세계 골퍼의 가슴에 잊지 못할 상처를 남겼다. 당시 19세의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는 1, 2라운드에서 각각 89타, 83타를 친 뒤 곧바로 집으로 달려가 엄마 품에 안겨 울었다.

무엇보다 가슴 아픈 사람은 장 방 드 벨데(프랑스)였다. 최종 라운드 18번홀까지 2위 폴 로리(스코틀랜드)에게 3타 앞선 벨데는 더블보기만 해도 우승할 수 있었다. 그런데 벨데는 트리플 보기를 했고 연장 끝에 우승컵을 로리에게 내줬다. 무려 10타 차의 열세를 극복하고 우승한 로리의 최종 스코어는 6오버파였다. 타이거 우즈(미국)는 당시 10오버파를 치고도 공동 7위를 했다.

파71에 7400야드가 넘었던 그때에 비해 올해는 여자대회이긴 하지만 파72에 6490야드밖에 되지 않는다.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여기가 과연 커누스티가 맞는가 싶다. 가장 어려운 코스라는 악명이 무색하게도 1라운드에서 47명이 언더파를 쳤다. 바람이 거의 불지 않았고 약간의 비까지 내려 그린이 부드러웠기 때문이다.

29일 계속된 2라운드에서도 그랬다. 바다에 면한 링크스 코스로는 보기 드물게 연일 좋은 날씨 속에서 대회가 치러지면서 언더파가 속출했다.

한국 낭자군단의 맏언니 박세리의 선전이 눈부시다. 1라운드에서 이븐파를 쳤던 박세리는 2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8개로 64타를 치며 합계 8언더파 136타(오후 11시 현재)로 공동 2위에 올랐다. 박세리는 대회 전 “후배들이 잘해 주고 있어 한국 선수들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100승은 오래 걸리지 않을 것 같다. 이왕이면 내가 우승해 100승의 이정표를 직접 쓰고 싶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박세리와 같이 이날 8타를 줄인 박인비는 10언더파 134타로 단독 선두에 나섰다. 이미나(KT)는 7언더파로 공동 4위를 달리고 있고, 최나연과 김송희는 5언더파로 공동 10위에 자리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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