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쨍” 때린 공 빨랫줄처럼 ‘쭉’ 뻗어 280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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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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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립 고치고 스윙 바꾸고… 족집게 레슨 1시간

■ 金프로에게 배워보니

한국 프로골프 최고의 장타자인 김대현(오른쪽)이 본보 김종석 기자의 드라이버샷 스윙
자세를 교정해주고 있다. JNA 제공
한국 프로골프 최고의 장타자인 김대현(오른쪽)이 본보 김종석 기자의 드라이버샷 스윙 자세를 교정해주고 있다. JNA 제공
주말 골퍼들 세계에서는 거리깨나 내는 줄 알았다. 이따금 동네 연습장에서 드라이버를 칠 때면 흐뭇한 미소가 자주 번졌다. 필드에선 동반자보다 늦게 세컨드 샷을 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호기롭게 드라이버를 휘둘러봤지만 오히려 낯이 뜨거워졌다. 성남 남서울CC 연습장에서 김대현의 옆 타석에 자리를 잡고 공을 칠 때였다. ‘그래도 어쩌다 비슷한 거리가 나오겠지’라고 한 생각은 큰 오산이었다. 손만 얼얼해지고 공은 갈수록 좌우로만 퍼져나갔다.

스윙을 분석하고 거리를 계산하는 트랙맨 측정 결과 김대현과는 클럽 헤드 스피드에서 20마일 가까운 차이가 났다. 이는 다른 스윙 요소를 감안하지 않았을 때 40야드의 비거리 차이를 유발한다. 일반인들은 90마일대 초반이며 김대현은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도 첫손가락에 들어가는 129마일까지 나온 적이 있다. 이날 사용한 국산 코오롱 엘로드 GX470V드라이버는 고반발 비공인클럽으로 비거리 증대 효과가 있어 280야드까지도 보냈던 게 체면치레였다.

체구로만 따지면 181cm, 75kg인 김대현에게 꿀릴 게 없었지만 역시 골프는 사이즈로 하는 게 아니었다. 즉석 레슨을 부탁했더니 그립 얘기부터 꺼냈다. “오른손과 왼손이 견고하게 밀착해야 하는데 느슨해 보여요. 그렇다 보니 오른손으로 강하게 잡게 돼 훅 구질에 쓸려 맞으면서 탑볼 가능성도 높아지지요. 왼손으로 리드하는 게 나아요.” 듣고 보니 그랬다. 그러면서 오른손 새끼손가락과 왼손 집게손가락에 고리를 거는 인터로킹 그립을 권했다.

김대현은 또 “백스윙을 팔로만 하다 보니 거리 손실이 많다”고 지적하면서 “우선 말을 타듯 골반을 살짝 낮춰 앉는 자세가 안정적이다. 그래야 몸의 꼬임을 극대화한 뒤 풀어주면서 거리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테이크백에서 한 발 정도 클럽을 지면 위로 끌어주면 스윙 아크가 커진다. 백스윙 때 왼쪽 어깨를 더 밀어주는 느낌이면 어깨와 몸이 같이 움직여 장타로 연결된다”고 덧붙였다. 다운스윙에서도 오른팔이 몸에서 떨어져서는 임팩트 때 힘을 제대로 실을 수 없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김대현은 “연로하거나 근력이 떨어지는 분들은 억지로 때려서 치기 힘들다. 고반발 드라이버를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최고 장타자의 1시간짜리 족집게 강의에 효과라도 봤을까. 남서울CC 10번홀(파4·357m) 티박스에서 날린 드라이버 티샷이 빨랫줄처럼 페어웨이를 가르더니 핀까지 100m 안쪽 지점에 떨어졌다. 김대현의 얼굴에도 흐뭇한 미소가 번졌다.

성남=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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