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5공 시절, 시집이 왜 잘 팔렸나

  • Array
  • 입력 2011년 4월 23일 03시 00분


코멘트

◇베스트셀러 30년/한기호 지음/439쪽·1만8000원·교보문고

우리나라에 소개된 최초의 시집은? 답은 1921년 시인 김억이 베를렌, 구르몽, 보들레르 등의 시 97편을 편역해 수록한 ‘오뇌의 무도’다. 그렇다면 시의 전성기는 언제였을까. 김지하, 이해인, 도종환의 시가 사랑받던 1980년대 중반이다. 전두환 정부의 탄압이 심했던 시기 대중은 은유와 상징이 강한 시를 통해 용기와 위안을 받았다. 그래서 이 시기의 베스트셀러는 시집이 많다.

이해인 수녀의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는 1983년의 베스트셀러였다. ‘때로는 아까운 말도 용기 있게 버려서 더욱 빛나는 한 편의 시처럼 살게 하소서’라는 구절로 잘 알려진 ‘서시(序詩)’는 상처받은 대중의 마음을 위로했다. 이 책은 이렇게 30년간 가장 사랑받았던 베스트셀러를 통해 그 사회의 모습을 재조명한다. 1980년대 ‘초짜가 대박을 만든다’ 등 ‘시대별 베스트셀러의 법칙’도 흥미로운 부분이다.

김진 기자 holyjji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