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선한 감정을 계발할수록 행복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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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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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의 탄생
대커 켈트너 지음·하윤숙 옮김 440쪽·1만7000원·옥당

“우리는 선한 존재로 태어났다.”

성선설을 주장하는 철학자의 말이 아니다. 10년 넘게 인간의 감정을 연구해온 심리학자인 저자의 말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다양한 과학적 근거를 들어 인간의 본성은 선하며, 선한 감정을 계발할수록 더 행복하고 성공적으로 살아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인간의 뇌 자체가 연민이나 감사 같은 선한 감정을 느끼도록 설계돼 있다고 말한다. 미주신경은 인간의 뇌에 있는 12개의 뇌신경 중 10번째 신경이다. 이 미주신경이 활성화되면 인간은 보통 가슴이 따뜻해지는 느낌을 받게 된다. 이 신경이 활성화될수록 긍정적 감정을 느끼는 수준도 달라진다. 인간이 이타적 행동을 하는 이유다.

‘감정은 주관적이며 종잡을 수 없다’는 생각도 이 책에 따르면 선입견일 뿐이다. 1967년 미국 심리학자 폴 에크먼은 파푸아뉴기니 원주민을 대상으로 사진 속 표정이 어떤 감정을 의미하는지 맞히도록 하는 실험을 했다. 서구문화와 접촉한 적이 없는 원주민들이었지만 대부분 정답을 맞혔다. 감정은 신체와 뇌 속에 부호화돼 새겨져 있으며, 얼굴 표정을 통해 이를 상대가 읽을 수 있도록 표현한다는 뜻이다.

초기 인류의 사회적 삶을 보면 인류가 선한 감정을 더욱 계발하는 방향으로 진화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인간은 미숙한 채로 태어나 오랫동안 누군가의 보살핌을 받아야 한다. 이를 위해 집단을 구성해 ‘얼굴을 마주 보고’ 산다. 일부일처제 성향의 성 제도를 갖춘, 관계를 중시하는 드문 종이기도 하다. 타인의 감정을 읽는 능력을 발달시키고 화해나 용서 같은 선한 행동을 하는 편이 생존에 더욱 적합했다는 것이다.

이 지점에서 책은 공자가 말했던 ‘인(仁)’에 주목한다. 인은 책에 따르면 “다른 사람 안에 들어 있는 선(善)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인의 비율은 당혹감, 미소, 웃음, 놀리는 행위, 신체접촉, 연민, 경외감을 통해 높일 수 있다. 당혹감은 부정적 감정에서 용서와 같은 선한 감정으로의 전환을 촉진한다. 미소는 평등과 신뢰의 신호로, 놀리는 행위는 위계구조와의 타협을 가능하게 하는 도구로 작용한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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