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중심 기축통화 바꿀때 됐다” 유럽-신흥국 내년 G20회의 별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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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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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에서 달러화를 대체할 기축통화에 대한 논의가 잇따라 나온 뒤 다음 의장국인 프랑스가 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기축통화체제의 변화를 논의하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기축통화 개편 논의의 출발은 미국의 2차 양적 완화 조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3일(현지 시간) 6000억 달러어치의 국채 매입을 발표한 이후 신흥국은 물론이고 독일 등 유럽국가의 비난의 화살이 미국에 몰리고 있다. 미국이 달러화 약세를 이기적으로 밀어붙이면서 다른 국가 통화의 강세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미국의 일방적인 ‘환율 공격’을 막기 위해 대안이 더욱 필요해진 것이다. 최근 브라질 일간지 폴랴 지 상파울루 보도에 따르면 기도 만테가 브라질 재무장관은 미국의 양적 완화를 비판하며 “세계 경제가 달러화에만 의존하지 않도록 글로벌 금융시스템을 개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엔히크 메이렐리스 중앙은행 총재도 기축통화를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으로 대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세계은행의 로버트 졸릭 총재는 환율전쟁의 해소 방안으로 금 본위제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졸릭 총재는 8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기고한 ‘G20은 브레턴우즈를 넘어서야 한다’는 글에서 “환율전쟁을 막기 위해 변형된 형태의 새로운 금본위제 국제통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G20이 ‘상호 협력적인 통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며 “새로운 시스템은 달러화, 유로화, 엔화, 파운드화 그리고 위안화를 포함해 금을 가치의 준거로 삼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명박 대통령에 이어 다음 의장이 된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기축통화 문제를 G20 무대에서 제기하겠다는 의지를 계속 내비치고 있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내년 초에 사르코지 대통령이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에게 기축통화 관련 세미나를 제안하는 등 기축통화 개편을 위한 우호세력을 형성하는 분위기”라며 “다음 회의에서 논의가 구체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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