贊 “역사의 심판 기억될 것”… 反 “내 선택이 이정표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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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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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정안 논란 10개월’ 막내리던 날

한나라 의총없이 자율투표…김무성外 친박 2명 찬성
친이는 권영진 1명만 반대…정파별 이탈표 거의 없어

근 10개월간 정치권은 물론이고 국민여론을 찬반논란으로 뜨겁게 달궜던 세종시 수정법안이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됨으로써 세종시 수정논란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날 국회 표결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수정안에 반대하는 의원이 찬성하는 의원보다 명백히 많아 굳이 표결 자체를 놓고 다툴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 이탈표 거의 없었다

표결에는 재적의원 291명 가운데 275명이 참석했다. 찬성은 한나라당 102명과 박희태 국회의장, 무소속 이인제 최연희 의원 등 105명이었다. 이는 수정안을 본회의에 부의하는 데 서명했던 친이계 의원 66명보다는 상당히 늘어난 것이다.

반대 164명을 정당별로 분석하면 △한나라당 50명 △민주당 82명 △자유선진당 15명 △미래희망연대 7명 △민주노동당 5명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국민중심연합 각 1명 △무소속 2명이었다.

기권표를 행사한 6명은 정의화 김세연 박민식 조전혁 황진하(이상 한나라당) 유성엽 의원(무소속)이었다. 김세연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수정안의 취지에 찬성하지만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이어서 찬성표를 던질 수 없었다”고 말했다. 친박(친박근혜) 성향인 황진하 의원은 “소신은 수정안 찬성이지만 박 전 대표를 지지하는 사람으로서 박 전 대표에게 반기를 들 수 없어 기권했다”고 말했다.

전반적으로 수정안 찬반 진영 모두 이탈표는 거의 없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현재 국회 의석 분포상 한나라당 친이(친이명박)계가 90여 명, 친박계가 50여 명이고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 의원이 117명이다.

친박계에서는 진영 최구식 의원이 찬성표를, 친이계에서는 권영진 의원이 반대표를 던졌다. 중립 성향으로 분류되는 한나라당 남경필 권영세 정진석 김성식 의원도 반대표를 던졌다.

진영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추진한 수도 이전에 반대했고 원안에도 반대했다. 친박계 내부의 기류 때문에 고민이 있었지만 소신대로 투표했다”고 말했다.

자유선진당 소속이면서 수정안을 지지해온 이영애 의원과 친박계이면서도 수정안의 상임위 표결 때 찬성했던 이한성 의원, 친이계인 백성운 안경률 의원은 불참했다. 이한성 안경률 의원은 “급한 전화를 받느라 투표를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통신위원회 소속인 김성태 이경재 이용경 정몽준 정병국 진성호 의원 등 6명은 월드컵 응원차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대한야구협회장인 강승규 의원은 세계야구연맹 집행위원회 참석차 푸에르토리코를 각각 방문 중이어서 불참했다.

친이계인 임태희 노동부 장관과 전재희 보건복지부 장관, 주호영 특임장관은 본회의에 출석해 찬성표를 던졌다. 친박계인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은 이명박 대통령의 북중미 순방을 수행 중이어서 불참했다. 민주당에서는 모친상 중인 최규식 의원이 반대표를 행사한 뒤 다시 빈소로 향해 눈길을 끌었다.

○ ‘두나라당’ 재차 확인한 자유발언

표결에 앞서 진행된 1시간 동안의 막판 찬반토론에서도 한나라당은 ‘두나라당’임을 보여줬다. 12명의 토론자 중 이은재 권성동 신지호 이정선 정옥임 차명진 의원 등 친이계 6명은 “수정안이 부결되면 대기업과 대학교 이전이 무산돼 행정중심복합도시는 유령도시가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마지막 발언자로 나선 차 의원은 앞서 세 번째로 발언한 박근혜 전 대표를 겨냥한 듯 “정세균(민주당) 이회창 대표(자유선진당), 박근혜 전 대표(한나라당)가 지적한 약속 위반에 대한 국민의 심판은 참으로 아팠지만 역사의 심판은 그냥 아픈 정도가 아니라 두고두고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친박계에서는 박 전 대표만 발언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별도의 의원총회를 열지 않고 의원들의 자율투표에 맡겼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당과 계파, 지역과 이념을 떠나 10년, 20년 후에도 후회하지 않을, 역사에 남을 소신 있는 선택을 해 달라”고만 했다. 민주당은 본회의 직전 의총에서 수정안의 완전 폐기를 다짐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눈 쌓인 들판을 지날 때엔 어지럽게 걷지 마라. 오늘 내가 가는 이 길은 뒷사람의 이정표가 될지니”라는 서산 대사의 선시(禪詩) ‘답설야’를 인용하며 의원들의 결속을 다졌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류원식 기자 r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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