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예술을 따라 파리의 길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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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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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혜련의 파리예술기행/민혜련 지음/352쪽·1만6500원·21세기북스

잠시 들렀다 가는 관광지가 아니다. 프랑스 파리에서 10년을 유학하며 파리지앵으로 살았던 저자에게 건물의 멋진 외양이 아니라 그 속에 쌓인 시간이 보인다.

저자가 소개하는 파리의 키워드는 신, 왕, 빛, 인간. 하늘을 향해 찌를 듯이 서 있는 노트르담 대성당의 첨탑에서 신의 비밀을 엿보려는 인간의 열망을 감지하며, 북쪽과 남쪽을 가로지르는 최대 거리가 1.2km에 이르는 장엄한 루브르궁에서 완벽한 예술을 꽃피운 왕의 시대를 읽는다.

전통 화법을 거부하고 새로운 흐름을 일으킨 인상파 화가로 북적였던 몽마르트르 언덕은 빛이 창조한 색으로 자유로워지면서 궁전을 떠나 거리로 나온 예술의 정신이 담겨 있다. 간단한 차선에 울퉁불퉁한 석재 포장의, 차가 다니기에는 영 불편한 아날로그식 도로는 도시의 주인이 인간임을 알려준다. 도시 곳곳의 문화와 역사를 훑는 한편 체류자로서의 경험이 꼼꼼하게 녹아들어 알찬 예술기행서가 됐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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