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韓日 악기가 만나 ‘혜초-고선지의 삶’ 노래

  • Array
  • 입력 2010년 5월 27일 03시 00분


코멘트

‘또 하나의 실크로드 - 동풍…’
내달 8, 9일 국립국악원 예악당

한국과 일본의 음악과 언어, 역사와 인물이 한데 만나 어울리는 공연 ‘또 하나의 실크로드-동풍, 반도에서’. 사진 제공 정가악회
한국과 일본의 음악과 언어, 역사와 인물이 한데 만나 어울리는 공연 ‘또 하나의 실크로드-동풍, 반도에서’. 사진 제공 정가악회
6월 8, 9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열리는 ‘또 하나의 실크로드-동풍, 반도에서’는 한국과 일본의 통섭을 보여주는 공연이다. 국악 실내악 단체 ‘정가악회’와 한국무용단 ‘WOO댄스컴퍼니’가 일본 음악인들과 함께 마련한 음악과 퍼포먼스, 낭독극의 이 ‘혼종(混種)’적 무대에서 한국과 일본은 다양한 방식으로 만난다.

○국악과 일본 음악


우리 악기는 거문고와 피리, 생황, 해금, 장구가, 일본 악기는 샤쿠하치, 고토, 샤미센, 후에가 등장한다. 고토는 가야금과 비슷한 현악기, 샤쿠하치와 후에는 각각 단소, 소금과 닮은 목관악기다. 이번 공연에 나오는 우리 악기는 해금의 투박한 음, 생황의 맑은 음 등 독특한 음색이 특징이며 일본 악기는 깔끔하고 빠른 소리를 내면서 다채로운 소리의 변화를 소화할 수 있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일본 연출가와 우리 역사 인물


가토 다다시 니혼대 교수가 연출하는 공연의 내용은 실크로드를 밟았던 혜초와 고선지의 이야기를 담았다. 일본인이 우리 역사 속 인물의 삶을 재조명한 것이다. 가토 교수는 “인물의 개인적 위대함보다는 실크로드를 오간 사람들이 끼친 영향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면서 “여러 개의 언어와 문화, 취향 같은 차이가 실크로드에 넘쳐났다. 그 길을 따라가면 이웃 (문화의) 사람을 알고자 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생길 것”이라고 밝혔다. 국경에 갇히지 않은 혜초를 통해 한국인과 일본인으로 갈리는 것이 아닌, ‘같이 걷고 있는 길의 백성’(가토 교수)이라는 주제의식을 체감할 수 있다.

○우리말과 일본어

한국 소리꾼 권아신 씨와 일본 소프라노 가수인 요시하라 게이코 씨가 노래 대결을 펼친다. 한국 배우 이지영 씨가 연기하는 한국의 미얄할미가 일본인 영감을 찾아다닌다. 영감 역을 맡은 사람은 일본 배우 야마모토 고우요 씨다. 이들은 모두 자기 나라의 언어를 사용한다. 일본 출연자의 말도 자막 처리를 하지 않는다. 음악과 춤 등 ‘언어 위의 예술’을 통해 관객들이 극의 흐름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점은 오히려 관객이 극에 몰입하게 하고 상상력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연출자 가토 교수는 설명했다. 2만∼5만 원. 02-583-9979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