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테크닉보다 식견 기르는 선현들의 독서법-문장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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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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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문장론과 연암 박지원/정민 지음/496쪽·2만9000원·태학사

고전 문장에 천착해 온 저자가 선현들의 독서법과 문장론에 대해 쓴 글 12편을 묶었다.

선현들은 가짓수만 늘리는 독서를 경계하고 꼭 필요한 책을 집중적으로 읽었다. 소리 내어 읽고 또 읽는 방식은 책의 내용을 몸에 완전히 익힘으로써 글을 쓸 때 좋은 문장이 막힘없이 나올 수 있도록 했다.

저자는 서구의 문장 이론은 작문의 방법을 규정짓고 범주화하는 데 치중한 반면 동양의 문장 이론은 원리를 강조해 획일화를 거부하고 다양한 변화를 지향한다고 소개한다. 작문의 테크닉을 많이 아는 것은 글쓰기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그보다는 세상을 읽는 안목과 식견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규칙에 얽매일 때 죽은 글이 되고 원리를 깨치면 산 글이 된다는 것이다.

저자는 한문학에서 뛰어난 문장가로 꼽히는 연암 박지원(1737∼1805)이 쓴 ‘황금대기’ ‘주공탑명’ 등을 분석해 행간을 읽고 그의 문예미를 고찰했다. 연암의 문학정신을 추종했던 조선 정조 때의 문장가 홍길주(1786∼1841)의 문장론과 독서론도 살폈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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