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국립국악원 ‘세종 15년 회례연’ 공연… 3가지 관람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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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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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연극배우 출연 [2] 우리 종소리 재현 [3] 여악사 새 의상

세종 15년에 행한 회례연은 우리 고유의 음률에 창조적으로 수용한 외래의 음악을 더한 자리였다. 국립국악원이 이 회례연을 무대 화한 ‘세종, 하늘의 소리를 듣다’를 선보인다. 사진 제공 국립국악원
세종 15년에 행한 회례연은 우리 고유의 음률에 창조적으로 수용한 외래의 음악을 더한 자리였다. 국립국악원이 이 회례연을 무대 화한 ‘세종, 하늘의 소리를 듣다’를 선보인다. 사진 제공 국립국악원
100분 동안의 시무식. 국립국악원이 12일까지 무대에 올리는 ‘세종, 하늘의 소리를 듣다’ 공연이다. 세종 15년(1433년) 정월 초하루에 거행한 회례연(會禮宴)을 고증했다. 140명의 악사가 출연해 100분 동안 장려한 궁중음악을 선보이는 이번 공연에서는 500여 년 전 행사에 가미한 크고 작은 새로운 요소들이 눈에 띈다. 옛것과 새것을 중심으로 ‘세종…’의 관람 포인트를 정리했다.

○ 연극과 함께하는 공연

세종 15년의 회례연은 왕의 지시로 박연이 중국의 아악과 악서를 정비하고 우리 고유의 음악과 악기를 만들어 이뤄진 연회다. 2010년 공연에서는 세종과 박연, 정인지, 맹사성 역을 맡은 배우들이 출연해 음악에 관한 논의를 펼치는 연극을 더했다. 정인지가 “궁, 상, 각, 치, 우 다섯 가지 소리는 오행에 기본을 두어 임금, 신하, 백성, 노동, 물건 다섯 가지를 배합해서 만든 것입니다”라고 설명하자 세종이 “그런 연유로 예악으로 백성을 다스린다는 근본 이치가 있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세종의 애민정신과 그 실현 의지를 느낄 수 있다.

○ 우리 소리의 발견

세종 때 회례연은 당시까지 궁중음악으로 연주되던 중국의 아악에 우리 고유의 음률을 더한 행사였다. 이번 공연은 중국 음악과 다른 우리 소리를 발견하는 기회다. 제1작 문무(文舞)와 제2작 무무(武舞)는 선율이 단조로운 중국 음악으로 이뤄졌다. 이에 반해 제5작의 무고(舞鼓)는 우리 선율이 절정을 이루는 대목이다. 경연(經筵)에서는 기본음이 등장하는데 이때 쓰이는 특종(特鐘)이 우리 돌이다. 기록에 따르면 경기 남양(현재 화성시)에서 찾아낸 경석으로 특종을 만들었지만 지금껏 그것을 찾지 못해 중국 돌을 쓰다가 최근에야 남양 경석을 다시 찾아냈다. “탁한 소리가 나는 중국 돌과 달리 우리 특종의 맑고 청아한 소리를 처음으로 들을 수 있는 기회”라고 국립국악원 김명석 장악계장은 설명했다.

○ 여성 복식의 시도

세종 시대 회례연의 악사는 모두 남자였지만 이번 공연은 140명의 악사 중 여성이 80명이다. 앞서 국립국악원의 회례연 공연 때 여성 악사들은 남성처럼 관모를 쓰고 홍주의(紅紬衣)를 입은 채 남성 악사로 분장해서 연주를 했다. 그러나 ‘세종…’은 여성 악사가 단연 많은 2000년대의 현실을 감안해 여성 악사들에게 맞춤한 여성 복식을 고안했다. 1433년에는 없었던 여성 악사들의 존재를 의복을 통해 확인하는 것도 흥미로운 관람 포인트다. 1만∼3만 원. 12일까지. 서울 서초구 서초동 국립국악원 예악당. 02-580-3300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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