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경영]행복해지고 싶은가? 당신 코드에 맞는 도시에 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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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3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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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파리와 서울, 뉴욕 등 대도시에 ‘클러스터의 힘’이 발생해 점점 더 많은 부와 창의적 인재들이 모여들 것이라고 예측한다.
저자는 파리와 서울, 뉴욕 등 대도시에 ‘클러스터의 힘’이 발생해 점점 더 많은 부와 창의적 인재들이 모여들 것이라고 예측한다.
◇후즈 유어 시티/리처드 플로리다 지음·박기복, 신지희 옮김/352쪽·1만7500원·브렌즈

뉴욕타임스의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이 ‘세계는 평평하다’를 낸 지 5년이 지났다. 사람들은 세계화에 따른 부의 확산에 주목했다. 과학기술과 원거리 통신이 발달하면서 거주지와 상관없이 혁신이나 발전이 가능하다는 생각이 퍼져나갔다. 하지만 도시경제학자인 저자는 이를 “오랜 역사를 가진 낡은 생각”이라고 표현한다.

○ 세계는 평평하다? 세계는 뾰족하다!

도시지역에 사는 세계 인구의 비율은 1800년에 3%였으나 최근에는 50% 이상에 이른다. 혁신적인 발명이나 스타 과학자의 분포는 특정 지역에 집중된다. 저자는 다양한 통계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사물이 유동적일수록 입지(立地)는 더 결정적인 요인이 된다’(마이클 포터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교수)는 사실을 보여준다.

도시와 거대지역에 이처럼 인구와 부가 모이는 이유를 이 책은 ‘클러스터의 힘’으로 설명한다. 도시지역에 있는 각종 생산시스템이나 시장, 인재의 집결이 높은 생활비와 사업비를 상쇄할 만한 사회·경제적 이익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특히 ‘인적 자본의 외부효과’는 상상 이상이다. “장소는 인재와 전문성에서 다양성을 낳고 이 다양성은 혁신의 핵심 자극제가 된다. …도시는 그냥 커지는 것이 아니다. 도시는 다양한 모습으로 분화되었다.”

○ 게이와 보헤미안이 모이는 곳으로 가라

‘신(scene)’은 ‘힙합 신’ ‘인디 신’ 등 특정 예술장르에 편중된 커뮤니티를 뜻한다. 재능 있는 사람들이 모여 서로의 작업을 보고 배우고 경쟁할 수 있는 장소다. 미국에서 이 ‘신’은 주로 대도시를 중심으로 구성된다. 대도시 지역 음악가의 비율은 1970년 52%에서 2004년 63%로 높아졌다.

높은 기술력을 가진 고학력 고임금 노동자들 역시 대도시 지역으로 대거 이동하고, 전통적인 중하위 계층은 대도시에서 이탈하고 있다. 2004년 워싱턴과 시애틀의 성인 인구 가운데 석사 이상의 학위 소지자는 20% 이상이었다. 경제적 엘리트와 젊은이들은 개방적이고 창조적 에너지가 있는 지역을 찾아 이주하고 있다.

저자가 ‘게이-보헤미안 지수’를 통해 앞으로 성장할 지역, 즉 땅값이 오를 지역을 알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 역시 이 때문이다. 게이와 보헤미안이 많이 사는 지역일수록 개방적이고 문화적 감수성이 풍부하다는 것이다.

○ 내 성격에 맞는 도시가 있다

책은 한발 더 나아가 사람들이 자신의 성격에 맞는 도시를 택하고, 자신에게 맞는 지역에 살 때 행복하다고 말한다.

저자가 2007년 미국에 거주하는 약 35만 명의 성격검사 결과를 지도 위에 분포시키자 특정 성격을 지닌 이들이 특정 장소에 모여 산다는 것이 드러났다. 피츠버그와 디트로이트 같은 전통적 공업지대에는 신중하고 호의적인 성격이 모여 있다. 외향적인 유형은 세일즈와 비즈니스 본부가 많은 시카고, 애틀랜타에 집결한다. 개방적인 이들은 주로 해안지대(로스앤젤레스와 보스턴 등)에 모인다.

그러나 이 같은 경향은 새로운 형태의 양극화를 촉발시키기도 한다. 원하는 장소, 자신에게 맞는 장소로 이주할 능력 자체가 제한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부가 모이는 대도시 지역에 살 능력이 없는 이들은 도태된다. 게다가 집은 쉽게 옮기기도 어렵다.

저자는 경제적 유동성이 강조되는 세계에서 집의 소유를 강조하는 거주문화는 부적절하다고 지적한다. 미국인의 60% 이상이 집을 소유하고 있지만, 이는 동시에 이들이 집에 묶여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저자는 “창조적 세대는 대안적인 주택 형태를 만들어낼 것이다. 즉 소유와 임대 사이의 어떤 형태가 될 것이다. 오늘날 많은 시장에서 소유보다는 임대가 경제적으로 의미 있다”고 분석한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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