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세종시 찬반, MB 선호도 따라 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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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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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지지 낮은 30대-호남
세종시 수정안에 반대 많아

세종시 문제를 둘러싼 국민 여론이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선호도에 따라 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정안 자체에 대한 판단보다는 이 대통령을 지지하면 수정안에 찬성하고, 그렇지 않으면 수정안에 반대하는 현상이 생기고 있다는 것이다.

동아일보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11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계층과 수정안에 반대하는 계층이 거의 일치했다. 이른바 ‘3대 MB(이 대통령 영문 이니셜) 안티그룹’으로 불리는 30대, 호남 거주자, 민주당 지지자들이 정부의 세종시 처리 방안에도 상대적으로 더욱 부정적이었다. 이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한 응답자는 연령대에선 30대(58.6%), 지역별로는 호남 거주자(64.0%)에서 가장 많이 나왔다.

이들 안티그룹은 수정안에 대한 평가에서도 비슷한 시각을 보였다. 30대의 58.9%, 호남 거주자의 59.0%가 부정적이라고 응답해 연령대와 지역별 분류에서 1위였다. 특히 호남 거주자들은 세종시 문제의 당사자인 충청 거주자(53.9%)보다 수정안에 더 반대했다. 민주당 지지자 중에서도 65.2%가 수정안에 부정적이었다.

원안과 수정안 중 세종시 발전에 어떤 게 더 도움이 될 것으로 보는가를 묻는 질문에서도 30대의 44.1%, 호남 거주자의 52.7%가 원안을 꼽아 역시 연령별, 지역별 1위에 올랐다.

청와대 안팎에선 이 같은 결과를 두고 세종시 문제도 과거의 다른 사안들처럼 정치 성향에 따라 여론이 고착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하고 있다. 이 대통령을 싫어하는 그룹은 아무리 좋은 정책을 내놓아도 무조건 거부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경향은 30대 연령층의 58.9%가 수정안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세종시 문제를 앞으로 어떻게 풀어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55.0%가 ‘정부의 수정안대로 교육과학중심 경제도시를 건설해야 한다’고 답한 모순적 결과에서도 드러난다. 감성적으로는 현 정부가 내놓은 수정안을 거부하면서도 이성적으로는 세종시가 수정안대로 가야 한다고 여기는 감성과 이성의 분리 현상을 엿볼 수 있는 것이다. 청와대의 한 참모는 “세종시는 특정 지역의 문제이자 구체적인 정책이 걸린 사안임에도 정치적 성향에 따라 지지와 반대 의견이 나뉘고 있다”고 해석했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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