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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북핵 뒤의 보트피플, 셋에 하나 굶주리는 주민들

입력 2009-10-05 02:58업데이트 2009-10-12 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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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어제 2박 3일 일정으로 북한 방문을 시작했다. 양국 수교 60주년을 맞아 18년 만에 성사된 중국 총리의 방북이라는 의미가 있지만 우리의 관심은 북핵문제에 미칠 영향에 모아진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국제사회의 6자회담 복귀 요구에 어떤 대답을 내놓느냐에 따라 북핵의 앞날은 확연하게 달라진다. 원 총리의 방북에 이어 10일 베이징에서 한중일 정상회의가 열린다. 북한이 변하면 3국 정상의 대북(對北)전략도 달라지게 된다. 북한이 도발을 포기하고 대화에 나설 의사가 있다면 놓쳐서는 안 될 기회가 왔다고도 할 수 있다.

김 위원장은 어제 평양공항에 나가 원 총리를 맞았다. 북한 중앙방송은 원 총리가 “비행장과 평양시내 수십 리 연도에서 각 계층 군중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원 총리를 이례적으로 환대한 것을 보면 중국의 위신을 고려해 핵문제에 대해 진전된 발언을 할 가능성이 있다. 원 총리는 도착 성명에서 “중국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 중대한 공헌을 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중국이 일관되게 한반도 비핵화를 지지해왔다는 점을 각별히 유념해야 한다. 중국은 수십만 명의 주민이 동원된 대대적인 총리 방문 환영보다는 북한의 6자회담 복귀 선언을 더 듣고 싶어 할 것이다.

북한은 지금 여유를 부릴 상황이 아니다. 북한 주민 11명이 1일 작은 고깃배를 타고 남한에 귀순했다. 남쪽 동포들이 가족과 함께 고향으로 향할 때 북한 주민들은 죽음을 무릅쓰고 거친 바다로 나섰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같은 날 “2400만 북한 인구의 3분의 1 이상이 식량난으로 굶주림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는 보고서를 유엔총회에 제출했다. 이에 앞서 유엔 세계식량계획(WFP)과 식량농업기구(FAO)도 공동보고서에서 올해 북한 주민 900만 명이 기근에 시달릴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오죽하면 장재언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장이 지난달 26일 금강산 이산가족 상봉장에서 “남에서도 상응하는 호의를 표하는 게 어떻겠느냐”며 넌지시 식량 지원을 요청했겠는가.

북한은 2차 핵실험까지 했지만 얻은 것은 국제 제재와 악화된 식량난뿐이다. 남한에서 좌파정권이 집권하는 동안 쌀과 비료 지원으로 근근이 버텼지만 이제 한계에 도달해 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으면 주민들의 굶주림은 계속되고 탈북 행렬은 더 길어질 것이다. 끝까지 “(주민들이) 장군님의 안녕을 비는 마음으로 추석 달구경을 했다”는 선전공세로 주민들을 속일 수는 없다. 우리 정부도 선박 등을 이용한 북한 주민의 대량 탈북사태에 대비한 정교한 종합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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