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할머니의 사랑, 그들은 감당 못했네

  • 입력 2009년 4월 11일 02시 56분


◇달나라에 사는 여인/밀레나 아구스 지음·이승수 옮김/160쪽·9000원·문학세계사

사랑에 지나치게 열정적인 여인이었던 할머니에 관한 이야기. 빼어난 외모로 인기를 끌었지만 솔직하고 적극적인 감정 표현에 놀라 남자들은 달아나 버리곤 한다. 사람들에게 외면당해 자책과 상심에 빠진 할머니에게 두 번의 사랑이 온다.

첫 번째는 부모의 강요로 결혼한 남편과의 사랑. 현실적이고 육체적인 평범한 사랑이다. 그러던 중 신장 결석을 치료하기 위해 찾은 온천에서 우연히 만난 재향군인과의 운명적인 두 번째 사랑에 빠진다. 정신적, 육체적으로 화합하는 사랑을 나눈 뒤 집으로 돌아온 할머니는 아들을 낳는다. 누구의 아들인지 알 수 없는 이 아이는 훌륭한 피아니스트로 자란다. 소설의 화자로 등장하는 손녀의 아버지가 그다. 아버지에 관한 출생의 비밀은 소설 후반부에 가서야 반전을 통해 밝혀진다.

현실에서 사랑을 찾지 못하고 달에 지어진 마법의 성처럼 자신만의 세계에서 사랑을 꿈꾸는 여인의 삶이 손녀의 시각을 통해 그려졌다. 국내에는 처음 소개되는 이탈리아 작가의 작품으로 유럽 16개국에서 출간되며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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