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고대 이집트 조각상 왜 정면만 바라볼까

  • 입력 2008년 12월 20일 02시 59분


◇이집트의 예술/276쪽·3만5000원·민음사/게이 로빈스 지음·강승일 옮김

고대 이집트의 인물 조각상은 항상 정면을 바라본다. 몸을 돌리거나 다른 곳을 보는 조각상은 없다. 이런 경직된 조각상은 애초에 장식용이 아니라 신이나 왕 등을 위한 제사용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자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것을 조각상(안에 있다고 여겨지는 신)이 바라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상류층 인물은 늙지 않고 건강하고 이상적인 모습으로만 묘사한 것도 고대 이집트 예술의 관습이었다. 제12왕조 시대의 석회암 부조를 보면 괭이를 들고 있는 농부 등 평민은 앞머리가 벗겨진 모습이지만, 상류층 인물에선 대머리를 찾아볼 수 없다.

미국 에모리대 교수이자 고대 이집트 예술사 전문가인 저자는 이집트 초기 왕조시대(기원전 3000년경)부터 프톨레마이오스 시대(기원전 304년∼기원전 30년)까지 연대순으로 이집트 유물의 특징과 표현 양식을 살펴본다. 학문서이지만 전공자 외에도 이집트 문명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교양서처럼 읽을 수 있도록 쉽게 설명했다. 300여 점에 이르는 사진과 그림도 눈길을 끈다.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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