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갈피 속의 오늘]1971년 그린벨트 첫 지정

  • 입력 2008년 7월 30일 02시 58분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은 국내 도시의 무분별한 팽창과 토지 투기를 막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환경보전과 관련한 정책 중에서 세계적으로 비슷한 사례를 찾기 힘든, 획기적 정책이라고 국내외 학자가 지적하기도 한다.

생산녹지와 차단녹지로 구분되는데 건축물의 신축·증축, 용도변경, 토지의 형질변경 및 토지분할 행위를 원칙적으로 제한한다.

정부는 1971년 7월 30일 그린벨트를 처음 지정했다. 서울 종로구 세종로 사거리에서 반경 15km를 따라 폭 2∼10km 지역의 454.2km²가 대상이었다.

문제는 시행방식이었다. 사유재산권 침해 소지가 있는데도 공식 발표를 하지 않고 관보에만 실었다. 근거는 도시계획법 시행규칙이었다. 이 사실이 나중에 알려져 땅값이 폭락하자 토지 소유자들이 반발했다. 서슬 퍼런 박정희 대통령 시절이라 집단행동이나 법적 대응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이듬해 8월에는 서울 중심부에서 반경 30km 이내의 지역까지 늘었다. 수도권 위성도시 6곳을 포함했다.

밀실에서 도입한 그린벨트는 부산 대구 광주로 이어져 1977년 4월 18일 전남 여수시 일대까지 모두 8차례에 걸쳐 확대됐다. 전 국토의 5.4%에 해당한다.

김대중 정부는 국토의 효율적 이용과 사유재산권 보장을 명분으로 그린벨트를 풀기 시작했다.

지방자치단체는 택지와 공장용지 확대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할 때마다 도시를 감싸는 그린벨트를 걸림돌로 거론한다.

국토해양부의 건설교통 통계연보를 보면 2006년 말 현재 그린벨트 지정 구역은 3980km²이다. 수도권이 37%(1472.9km²)를 차지한다.

참고로 미국에는 그린벨트라는 이름의 도시가 있다. 메릴랜드 주에 인구는 2만1000명 정도.

연방정부가 중산층을 위한 계획도시이자 워싱턴의 위성도시로 1935년부터 건설했다. 1937년에 정식으로 시(市)가 됐다.

한국의 그린벨트는 도시 팽창을 막기 위한 제도였지만, 미국의 그린벨트는 도시 확장의 결과로 들어선 공간이다. 이름은 같지만 성격이 전혀 반대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송상근 기자 song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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