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새책] ‘이런 사랑’…죽어야 끝나는 사랑

  • 입력 2008년 7월 22일 14시 40분


◇이런 사랑/이언 매큐언 지음·황정아 옮김/342쪽·11000원·media 2.0

이 책은 죽을 때까지 사랑이 지속되는 정신병인 드 클레랑보 신드롬을 소재로 했다. 이 생소한 병명은 영국 조지 5세가 자신과 사랑에 빠졌다고 확신하며 망상에서 벗어나지 못한 53세 프랑스 여인을 치료한 정신과 의사의 이름에서 유래됐다.

과학저술가인 조 로즈는 충격적인 사고 이후 자신을 사랑한다며 다가온 낯선 남자의 병적인 사랑에 시달린다. 자기를 사랑한다며 다가온 패리는 매일같이 문 앞에서 기다리며, 편지를 쓰며, 같이 하느님을 믿자며 망상의 드라마를 펼치지만 보답 받지 못하자 점차 파국을 향해 치닫는다.

작가인 이언 매큐언은 우리에게 친숙한 ‘사랑’을 병리 현상으로 보고 과학저술가인 조를 내세워 분석하고 연구한다. “어쩌면 이런 기억상실은 생존에 꼭 필요한 기능인지도 모른다. 가슴과 머리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잠시도 떨쳐내지 못하면 생존 싸움에서 질 수 밖에 없고 어떤 유전적 발자취도 남길 수 없다(본문 중에서)”

빼어난 플롯과 심리 묘사로 출간 당시 뉴욕 타임스의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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