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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튼튼하게… 재밌게… 안심놀이터]<1>한국의 안전 실태

입력 2006-09-26 03:07업데이트 2009-10-07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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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하지 않은 놀이기구, 허술한 관리, 관리주체의 부재로 안전의 사각지대로 변하고 있는 어린이 놀이터를 관리하기 위한 법안이 마련되고 있어서 관심을 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어린이들의 휴식과 놀이 그리고 배움의 공간인 놀이터가 위험하다.

안전이 검증되지 않은 놀이기구, 허술한 사후관리, 관리주체의 부재로 놀이터가 어린이 안전의 사각지대로 변하고 있다.

마침 열린우리당 오영식 의원이 놀이터 사후관리를 위한 법을 준비하고 있다.

우리의 놀이터는 무슨 문제가 있는지, 그리고 외국의 놀이터는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시리즈로 준비한다.

1회는 국내 놀이터다.》

“아이들이 놀 곳이 없으니 어쩔 수 없죠.”

11일 오후 서울의 한 아파트 놀이터. 미끄럼틀, 그네, 시소 등에는 녹이 잔뜩 슬어 있었다. 이음매 전체가 시커멓게 녹슨 시소는 움직일 때마다 삐걱삐걱 소리가 났고 좌우로 흔들려 위험천만해 보였다. 안전장치 격인 타이어를 바닥에 대지 않은 시소도 많았다. 그네도 마찬가지였다. 꼭대기에 설치된 토끼 모양의 장식물은 심하게 구부러져 자칫 떨어질 듯 보였다. 그네 의자가 찢어져 있기도 했다.

놀이터 둘레에 1m 높이의 울타리 철조망도 어지러이 쳐져 있어 위험해 보였다.

유치원에 다니는 딸(7)이 놀이터에서 노는 모습을 지켜보던 김모(40·여) 씨는 “모래 장난하는 정도만 허락하고 되도록 기구는 못 타게 한다”고 말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1984년 아파트를 지으면서 놀이기구도 함께 설치한 이후 개보수 공사는 한 번도 없었고 2003년에 도색만 1번 했다”며 “내년에 구에서 비용을 지원받으면 예산을 편성해 개보수하겠다”고 말했다.

▽부실관리=놀이터 안전사고는 단순한 우려 수준이 아니다. 지난해 11월 부산에서 그네를 타고 놀던 한 초등학생이 그네에 깔려 숨졌다. 이미 2년 전부터 경찰과 주민들이 안전문제를 논의해 왔지만 말만 무성했을 뿐 실질적인 점검과 대책 없이 방치해 둔 결과였다.

한국생활안전연합이 최근 서울 25개구 아파트 중 300채 이내 아파트단지에 위치한 어린이놀이터 151곳, 149명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절반 이상(57.8%)의 어린이가 “다친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45%의 어린이는 “떨어져 다쳤다”고 말했고 나머지는 긁히거나(18%) 부딪혀서(17%), 미끄러지고(15%), 끼이거나 빠져서(5%) 다쳤다고 응답했다.

소비자보호원의 위해 사례 통계에 따르면 놀이시설에서의 어린이 안전사고는 2001년 141건, 2002년 78건, 2003년 183건, 2004년 146건, 2005년 194건, 2006년 6월 현재 110건으로 연평균 150건가량 발생하고 있다.

어린이 놀이터의 가장 큰 문제점은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거나 아파트단지에 있는 놀이터의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윤선화 한국생활안전연합 공동대표는 “현재 전국에 어린이 놀이터가 몇 곳이나 있는지 수와 규모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허술한 법=놀이터 근거 법령은 여러 법에 나뉘어 있다. 법령마다 안전기준이 다르고 통일된 설치 및 유지 관리 규정이 없다. 안전관리에 대한 소관부처 역시 여러 곳으로 갈려 있어 유지 관리가 원활히 이루어지기 어렵다.

어린이가 놀이터에서 다쳐도 제대로 치료와 보상을 받을 수 없다는 것도 큰 문제다.

한국생활안전연합이 2004년 서울시내 구별로 어린이공원 손해배상책임보험 가입 여부를 조사한 결과 25개 구 가운데 40%에 해당되는 10개 구가 손해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다. 어린이가 놀이터에 있는 시설물 결함으로 다쳐도 치료비는 고스란히 부모가 물어야 한다.

새 놀이터라고 해서 안전한 것도 아니다. 지난해 1월 초 인천 연수구에서는 초등학교 어린이가 놀이터에서 그네를 타다가 미끄러지면서 손가락이 절단된 사고가 있었다. 그네 체인에 있는 작은 돌출물이 문제였다. 새로 설치된 그네였지만 마감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사고가 난 것이다.

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에서는 어린이 놀이기구에 대한 안전검사 기준을 제정하여 2004년 12월 9일 이후부터 새롭게 짓거나 개보수를 할 때 이 기준에 따라 시행하도록 하고 있다. 열린우리당 오영식 의원은 “2004년 이전에 설치된 어린이 놀이시설은 안전성이 전혀 검증되지 않고 있다”며 “전반적인 안전성 검사를 통해 놀이시설물 교체작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정기점검 의무화… 불합격땐 이용금지

■ 놀이시설관리 입법추진 내용

樗堅瘦륫ㅃ樗決체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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