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책]직업학교에도 명품이 있다… ‘세계 명문 직업학교’

  • 입력 2006년 6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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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명문 직업학교/동아일보 국제부 지음/375쪽·1만2800원·동아일보사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 수 있다는 건 얼마나 큰 축복일까. 외형적인 간판이나 학벌보다는 정말 자신이 원하는 지식과 기술을 익혀, 일을 즐기면서 실속 있게 살고 싶어하는 청소년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정말 그 직업에 필요한 지식과 경험의 정수(精髓)를 익힐 수 있는 기회를 찾는 건 쉽지 않다. 해외에 관한 정보라면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세계 명문 직업학교’는 이런 목마름을 다소나마 축여 주기 위해 현직 기자들이 직접 발로 뛰며 취재한 내용을 엮은 지침서다.

책에는 다양한 직업의 본고장에서 기(技)와 예(藝)를 배울 수 있는 노하우가 담겨 있다. 인터넷 검색만으로는 얻을 수 없는 기술 습득 정보의 진수성찬이 눈앞에 차려진 듯한 느낌이다.

물론 국내에서도 프랑스 요리법을 배울 수는 있다. 그러나 프랑스 국립 제빵제과학교가 인정한 파티시에(제과 기능인)와는 격이 다르다. 또 미국 할리우드에 있는 시네마 메이크업 스쿨에서 배우는 분장기술은 어떨까. 꽃 재배법도 화훼 국가의 대명사인 네덜란드가 공인한 학교에서는 뭔가 독특한 비법을 배울 수 있을 법하다.

이 책에 실린 각국의 직업학교는 ‘세계화 시대’를 그 배경으로 하고 있다. 대체로 관련 자격증이나 졸업장을 취득한 뒤 세계 어디에서든지 활동할 수 있도록 가르친다. 이 때문에 일정 수준의 영어 실력을 갖춰야 하고 교육과정에서도 영어 능력 향상에 비중을 두고 있다.

실습 위주의 교육이라는 특징도 빼놓을 수 없다. 스페인에 있는 아드벤티아 유럽항공학교에는 ‘Involve me and I will learn(직접 참여시킨다면 배울 수 있을 것이다)’라는 문구가 걸려 있다. 네덜란드 해운물류학교도 ‘I do and I understand(하고 나면 이해한다)’는 교육방침을 제시한다.

이 책은 사전식 소개가 갖는 무미건조함에서 벗어나 충실한 현장취재를 토대로 ‘읽는 맛’을 준다. 읽다 보면 수업 현장이 눈에 잡힐 듯하다. 학교 책임자와의 인터뷰와 총괄적인 학교 현황 소개도 도움이 된다. 해외 직업학교 진학 방법을 안내하는 실용서적인 ‘정밀지도’는 아니지만 해외에서 정통 직업교육을 받기를 꿈꾸는 청소년들에겐 좋은 나침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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