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민주주의 확산이 美역할인가?…한국민 60% “아니요”

  • 입력 2005년 2월 23일 18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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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주요 국가 국민의 절반 이상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주장과는 달리 민주주의 확산이 미국의 역할이 돼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갖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2일 공개됐다.

또 유럽국가와 한국 국민 중에는 미국 상품의 질이 다른 나라 상품보다 더 좋다는데 동의할 수 없다는 사람이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AP통신이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에 의뢰해 9∼17일 한국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캐나다 멕시코 등 9개국 국민 1000명씩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다.

▽민주주의 확산과 미국의 역할=다른 나라에 민주적인 정부를 수립하는 것이 미국의 역할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한국인들은 60%가 아니라고 응답했다. ‘그렇다’가 26%, ‘모르겠다’는 14%였다.

같은 질문에 아니라고 응답한 비율은 프랑스 84%, 독일 80%, 캐나다 76%로 미국에 대한 반감과 미국의 역할에 대한 인식에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 가장 협조적인 영국에서도 아니라는 응답이 66%로 그렇다는 응답 32%보다 훨씬 많았다.

미국인들 스스로도 절반 이상인 53%가 아니라고 응답했고 긍정적인 응답은 45%에 그쳤다. 멕시코는 ‘아니다’가 64%, ‘그렇다’가 28%로 나왔다.

스페인에서는 ‘아니다’와 ‘그렇다’는 반응이 60%와 26%로 나와 한국과 비슷했다.

▽미국 상품에 대한 평가=미국 상품이 다른 나라 상품보다 질이 더 좋다고 응답한 한국인은 33%, 동의하지 않는다는 사람은 55%였다.

2001년 말 조사 때 52%가 동의하지 않고 41%가 동의한 것과 비교할 때 한국인들의 미국 상품에 대한 인식이 더 부정적으로 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정적인 평가는 프랑스 81%, 독일 68%, 캐나다 79%, 스페인 75%, 이탈리아 66%였으며 모두 2001년 말보다 늘어 미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상품 평가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멕시코에서는 미국 상품의 질이 더 좋다는 사람이 53%로 아니라는 43%에 비해 많았지만 4년 전과 비교하면 부정적인 평가가 늘었다.

미국인은 자국 상품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71%)가 부정적인 평가(27%)를 크게 앞섰다.

워싱턴=권순택 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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