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고르고 나서]‘신록의 계절’ 자연에 귀 기울여 보세요

  • 입력 2004년 5월 21일 17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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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준 먹이를 나비가 먹다니! 이제 나비는 나의 소중한 친구가 된 것이다. 심장이 콩닥콩닥, 온몸이 찌릿찌릿!”

강원도 산골로 이사 간 서울아이 가영이는 자신의 책 ‘나비 따라 나선 아이 나비가 되고’(B6)에서 나비와 마음이 통한 첫 순간을 이렇게 기억합니다. 아이들에게만 이런 ‘떨림’이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직장인 이순우씨는 회사 근처 구룡산 산책길에서 만나 반한 꽃들의 모습을 색연필로 그리다가 ‘산책의 숲’(B1)이란 책까지 내게 됐습니다.

신록이 완연합니다. 그러나 머리 숙여 땅만 보고 걷는 사람에게는 길가의 나무들이 바람결에 일제히 깔깔거리는 소리가 들리지 않습니다. ‘게으른 산책자’(B1)들인 파리지엔들에게서 느릿느릿 걷는 법을 배워보아도 좋을 때입니다.

배부른 소리라고요? 맞습니다. 미국의 똑똑한 모녀 저자가 쓴 ‘맞벌이의 함정’(B2)에 따르면 중산층의 몰락은 사치 때문이 아니라 교육비와 주택비 등 후속 세대를 위한 투자 때문이라는군요. 참으로 당연하고 건전한 이 소비가 중산층 몰락의 이유가 되는 것은 “네 가정의 경제적 안정성은 너 혼자 지켜라”는 신자유주의적 게임의 법칙 때문이랍니다. 덫에 빠지지 않을 방법은?

답은 쉽사리 주어지지 않습니다. 그래도 신록은 푸르러 갑니다.

책의 향기팀 b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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