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戰爭]美 "전열정비 필요" 작전 재검토 착수

  • 동아일보
  • 입력 2003년 3월 27일 19시 10분



미국과 이라크의 전쟁은 언제 끝날까.

이라크군의 강력한 응전, 미영 연합군의 발을 묶고 있는 모래폭풍, 밤낮 없는 진군으로 지친 미 지상군….

미 국방부 고위 관료들은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이라크전쟁은 수개월이 걸릴 것이며, 대규모의 병력 증강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 때문에 미 지휘관들은 미군의 목표와 작전 일정에 대해 재검토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27일 보도했다. 대다수의 미군 지휘관들은 바그다드 진군을 멈추고 보급로 확보와 전열 정비에 나서야 할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는 것.

사실 이라크에 진입한 미 지상군은 500㎞에 이르는 거리를 불과 며칠 만에 진군했기 때문에 곳곳에서 이라크군의 공격에 노출돼 있다. 지상군 화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100여대의 아파치 헬기는 악천후와 이라크군의 공격 때문에 지상에 묶여 있는 실정이다.

또 바그다드 서쪽 70여㎞ 지점에서 마디나 사단과 대치 중인 미 지상군 주력부대인 보병 3사단은 보급품 부족 등으로 점점 전투력이 떨어지고 있다.

미 국방부 소식통들은 보병 3사단 병력이 최근 며칠새 물이 부족하고, 식량이 바닥을 보이고 있어 보급품 보충이 절실하다고 전했다.
바그다드 동쪽에서는 쿠트를 향해 진격 중인 제1해병원정대가 진격 도중 이라크군의 기습공격과 연료 부족으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군 지휘부는 보병 3사단 병력 일부와 현재 쿠웨이트시 인근에 대기 중인 82공중강습사단을 긴급 투입해 이라크군으로부터 위협받고 있는 보급로 보호에 나설 계획이다.



보급로가 확보된다고 해도 △미 공군력이 인구밀집지역으로 침투하게 될 지상군을 도울 수 없다는 점 △이라크군의 전력이 예상보다 훨씬 세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지상병력 증강이 불가피하다는 게 미군 지휘부의 판단이다.
문제는 병력 증강이 그렇게 간단치 않다는 것.
보병 3사단 지원에 나선 보병 4사단이 쿠웨이트에 도착해 이제 막 짐을 풀기 시작했기 때문에 전장에 도착하려면 1개월 가까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제3기갑연대, 제1기갑사단 등은 몇 개월이 지나야 지상작전에 투입될 수 있다.
미국의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콜린 파월 국무장관이 26일 “전쟁이 당초 예상보다 오래 걸릴 것 같다. 하지만 얼마나 더 걸릴지는 알 수 없다”고 말한 것도 이런 사정을 반영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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