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레포츠 칼럼]친화력 절로 기르는 '정교한 과학'

  • 입력 2003년 1월 21일 16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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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수리 마수리, 성격아 변해랏!

요즘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마술이 여가활동의 하나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아마도 팍팍한 현실생활을 잠시나마 ‘환상적’으로 탈출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마술은 어린이들에게도 좋은 교육적 효과를 나타낸다. 단순히 호기심을 자극하거나 재미있는 놀이의 차원을 넘어선다는 이야기다.

우선 마술은 치밀하고 과학적인 사고를 키워주기에 안성맞춤이다. 흔히 마술을 ‘속임수’라고 하지만 본질적으로는 ‘과학’이라는 말이 더욱 적절하다. ‘속임수’라는 것은 보는 사람의 입장에서 그렇게 느껴진다는 것일 뿐, 실제 마술을 직접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도구와 손놀림, 여러 가지 주변 장치의 이용을 통해서 타인을 ‘과학적’으로 설득하는 하나의 과정인 것이다. 또한 마술은 매우 정교한 작업이기 때문에 끈기와 노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절대로 할 수가 없다. 수없이 연습하고 실수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비로소 타인을 속일 수 있는 ‘정교한 과학’을 완성한다. 침착하지 못하고 덜렁거리는 아이들이 마술을 하게 되면 보다 침착해지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친구관계를 더욱 돈독히 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아이들은 호기심이 많기 때문에 이렇게 재미있는 마술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또래의 친구를 보면 경탄의 눈길로 바라보게 된다. ‘한 수’만 가르쳐 달라고 졸졸 다라다니는 친구들을 ‘호령’하는 것도 아이들에게는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다.

아이들의 상상력을 무한하게 자극하는 것도 장점. 마술은 말 그대로 현실의 정형화된 논리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는 것이다. 마술은 이러한 현실의 모습을 넘어서는 또 다른 모습들과 현상들을 탐구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창조성에 대한 의지를 북돋워 준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마술의 진정한 재미는 가족들과 함께 어울리면서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어린 손자 손녀와 할머니 할아버지를 한 끈으로 묶어줄 수 있는 놀이가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마술의 친화력은 대단한 것이다.

이원형 싸이더스 ‘리틀즈’ 이사 goldfish@sidus.net

김진경기자 kjk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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