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사랑방]라운딩 안 되면 클럽에 화풀이?

  • 입력 2003년 1월 10일 17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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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1년 동안 수리를 위해 반품되는 클럽 수는 대략 12만5000개에 이른다. 반품의 90% 가량이 드라이버다. 반품되는 클럽 4개 중 1개는 사용자의 잘못으로 인해 파손된 것이라고 한다. 돌발적인 사고나 취급 부주의로 인해 망가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골퍼들이 화가 나서 부러뜨리는 경우도 비일비재다. 물론 고의로 망가뜨린 경우는 무료 애프터서비스 대상에서 제외된다.

그런데 수리를 맡기는 골퍼 4명 중 1명은 핑계를 댄다고 한다. 회사측은 골퍼들의 진술을 면밀히 검토해 무상 수리 여부를 결정한다. 역사가 오래된 제조업체는 망가진 클럽을 보기만 해도 클럽이 어떻게 다뤄졌는지 알 수 있다고 한다.

골퍼들은 골프채가 부러진 이유를 두고 기상천외한 거짓말을 한다. 증거인멸형은 가장 일반적인 경우. 보통은 클럽헤드가 호수로 날아갔다고 주장한다. 골프백이 넘어졌다거나 골프 카트에 깔렸다고 거짓말하는 경우도 많다. 자동차 사고가 났을 때 트렁크 안에 있었다든가, 공항의 화물 처리 직원이 잘못 다뤘다고 주장하는 골퍼들도 있다.

하지만 경험 많은 장비회사 담당자들은 이들의 거짓말을 쉽게 알아챈다. 드라이버의 경우 목에 해당하는 호젤 부분의 샤프트가 부러지는 경우가 가장 많다. 스윙을 하다 보면 이 부분에 엄청난 하중이 실리기 때문에 볼이 잘못 맞으면 클럽헤드가 부러지는 것이다.

드라이버의 페이스가 움푹 들어간 경우는 돌이나 바위를 때린 경우다. 스틸 샤프트의 한가운데가 부러졌다면 스윙 도중 부러진 것이 아니다. 스틸 샤프트는 호젤 부분이나 손잡이가 부러진다. 가운데가 부러졌다면 무릎에 대고 부러뜨린 것이다.

클럽을 자식 다루듯 해야 좋은 스코어가 나오는 것은 불문가지다. 경기가 안 풀린다고 해서 애꿎은 클럽만 탓해서야 되겠는가.

<주간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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