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마당]이태교/"내가 대통령이라면…"

  • 입력 2002년 12월 8일 18시 17분


21세기 초 우리나라를 이끌어 갈 지도자를 뽑는 대통령선거전이 한창이다. 국가 원수로서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이 엄청나게 많지만, 한마디로 요약하면 나라를 외침(外侵)으로부터 보위하고 국민이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따라서 만약 내가 대통령이라면 첫째, 나라를 지키기 위해 희생한 사람들을 추앙하고 그 유족들을 철저히 보살피겠다. 나라 잃은 국가에는 대통령선거도 없다. 오늘날 냉전체제가 무너졌다고 하지만 냉엄한 힘의 원리가 판치는 국제사회에서 최후에 주권을 지키는 것은 군사력뿐이다. 그러나 한 나라가 자위를 위해 막강한 국방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우리는 가상 적국과 비교해 최첨단무기로 무장한 일당백(一當百)의 소수 정예 군사력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

대신 일단 유사시에는 온 국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국민총력전을 펼 수 있도록 하는 사회적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 먼저 독립운동 유공자들과 6·25전쟁 등 국난 중에 산화한 국군 장병들을 추앙하고 그 유족들을 가족처럼 보살펴야 한다. 정부는 지금까지 무명 독립운동가나 전사한 국군 장병들의 유해를 찾기 위해 노력한 일이 있는지 묻고 싶다. 전사한 병사 한 사람의 유해를 찾기 위해 지구 끝까지 달려가는 미국 정부의 노력과 태도는 정말 부럽기까지 하다. 또한 남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려다 자신을 희생한 경찰관 소방관 일반 시민을 의인으로 추대하고 그 유족들이 걱정 없이 살아갈 수 있도록 사후관리를 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겠다.

둘째, 국가 경제발전의 주역인 경제인들을 격려하고 우대하겠다. 부존자원이 없는 우리나라가 살길은 수출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나는 틈나는 대로 세계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제품을 개발한 공장이나 수출물량을 획기적으로 늘린 기업체를 찾아가 근로자들을 격려하고 국가경제에 기여도가 높은 경제인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사기를 고무하겠다. 이들이 신바람 나서 자기 일에 전력 투구하게 될 때 우리 경제는 세계적 수준으로 도약하게 될 것이다.

셋째, 지식정보화 사회에서는 과학과 기술이 국가경쟁력이다. 때문에 과학자와 기술자들이 우대받는 사회를 만들겠다. 한국의 실리콘밸리인 대덕단지의 과학 기술자들이 보따리를 싸서 전직(轉職)하고, 유능한 학생들이 이공계를 기피하고 법대를 선호하는 사회를 방치한다면 우리는 치열한 지식정보화 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교육제도를 고쳐서라도 유능한 학생들이 법대보다는 기초과학 분야로 진출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우리의 생존을 위해 한국판 빌 게이츠나 손정의 같은 인물이 배출되도록 제도와 체제를 정비하고 과학자와 기술자들을 우대하고 존경하는 사회풍토를 조성하겠다.

마지막으로 나는 국민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장기 국가비전을 제시하고 거스 히딩크식 공평한 인사를 단행해 지역의 벽을 허물고 능력 있는 사람이 대우받는 신바람 나는 사회를 만들겠다. 적어도 내 임기 중에는 돈을 챙기거나 아들들이 국정을 농단하는 일이 절대 없도록 할 것이며 공사간에 솔선수범해서 위대한 대한민국을 건설하는 데 신명을 바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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