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신석호기자의 펀드탐방]장기투자에 적당한 ‘적립식 펀드’

  • 입력 2002년 9월 17일 17시 45분


펀드투자의 중요한 장점 가운데 하나가 분산투자다. 펀드는 모은 돈으로 여러 종목의 주식과 채권을 사기 때문에 한 종목에 투자했을 때보다 위험이 분산된다.

투자자가 다양한 여러 개의 펀드에 가입하면 위험은 더욱 희석된다.

1년 분기 월 단위로 펀드에 일정한 금액을 투자하는 ‘적립식 펀드’는 위험을 낮추는 비밀 하나를 더 가지고 있다.

이른바 ‘코스트 에버리징’ 효과다. 한 번에 목돈을 넣어 펀드를 사는 것보다 일정 기간 동안 나누어 사면 평균 매입 가격이 현저하게 낮아진다는 것.

원리는 이렇다. 펀드 값도 보유 증권 가격에 따라 매일매일 오르고 내린다. 따라서 일정액을 여러 차례 나누어 투자하면 펀드 값이 쌀 때는 비쌀 때보다 같은 값으로 더 많은 좌(펀드 판매단위)를 살 수 있다.

그래서 일정한 기간 뒤 한 좌의 평균 매입 가격은 이 기간 중 매일매일의 펀드 값을 산술 평균한 것보다 항상 싸다.

물론 가장 좋은 투자는 펀드 값이 가장 쌀 때 목돈을 투자했다가 값이 최고일 때 털고 나오는 것. 그러나 쓰라린 경험이 말해 주듯 바닥과 꼭지를 예측하는 것은 신의 몫이다.

이런 이유로 영국 미국 등에서는 RSP(Regular Saving Plan)나 401K펀드라는 정기투자상품이 널리 팔리고 있다.

이 방식은 과거 한국에도 몇 차례 도입됐지만 정착되지 못했다. 4월 시장에 선을 보인 홍콩상하이은행(HSBC)의 ‘정기투자적금’이 기대되는 이유다.

고객은 한 계좌당 30만원 이상 일정액을 매월 적금한다. 은행은 이 돈을 LG투신운용과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의 11개 펀드 가운데 고객이 고른 펀드에 넣어 운용한다.

계좌를 여러 개 만들어 여러 펀드에 투자할 수도 있다. 돈을 한번에 넣었다가 일정 기간 뒤 여러 차례 나눠 환매 받는 상품도 나왔다. 환매방식과 수수료는 펀드마다 다르다.

주종규 지배인은 “상품이 나온 뒤 고객 수가 전보다 20% 늘었다”고 말했다. HSBC에 이어 조흥은행 등 몇몇 은행과 증권사도 적립식 펀드를 팔기 시작했다.

적립식 펀드의 또 다른 장점은 서민성과 장기투자. 누구나 월 30만원 이상이면 펀드투자자가 될 수 있다. 결혼자금이나 노후자금, 자녀의 미래설계 등 장기자금 마련에 유리하다.

신석호 경제부기자 kyle@donga.com

적립식 펀드의 장점
구 분내 용
정기투자코스트 에버리징 효과로 시장 변동성으로 손실 위험 감소
장기투자투자기간이 길어지면 단기간의 가격변동 충격이 완화됨
소액투자매월 30만원 이상 소액으로도 간접투자 가능
자료:HS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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