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스타]'꽃미남' 베컴 최고스타로 뜬다

  • 입력 2002년 6월 12일 18시 40분


프랑스의 축구 영웅 지네딘 지단(30)은 팀의 예선탈락으로 월드컵 무대에서 사라지고 말았지만 F조 잉글랜드팀 주장인 ‘꽃 미남’ 데이비드 베컴(27)의 인기는 갈수록 치솟고 있다.

그가 예선 3차례 경기를 치른 일본에서는 백넘버 7번 티셔츠와 자서전이 불티나게 팔리고 ‘소프트 모히컨’ 헤어스타일이 유행하고 있고 발목 부상에서 회복된 그가 이번 대회 최고 스타로 부각되면서 현재 두 번째 아이를 임신해 영국에 머물고 있는 부인 빅토리아(팝 그룹 스파이스걸스의 멤버)에게 그가 하루에 전화를 열 번이나 한다는 자질구레한 주변 소식조차 팬들에게 낱낱이 전해지고 있을 정도다.

최근에는 베컴을 두고 ‘하늘이 보살펴 주는 사람’으로 떠받들기까지 한다.

나이지리아의 마지막 예선전을 하루 앞둔 11일 잉글랜드팀이 오후 5시반 경기가 벌어질 오사카 나가이스타디움에서 연습을 할 때 일이다. 장마비를 몰고오는 태풍이 일본 열도로 다가오면서 오사카 일대에는 비가 간간이 내렸다. 불과 30분전 나이지리아팀이 연습할 때만 해도 경기장 위 하늘에는 구름이 잔뜩 끼어있었는데 잉글랜드팀이 연습을 시작하자 갑자기 구름이 깨끗이 걷히고 파란 하늘이 나타났다. 오후 6시20분 잉글랜드팀이 연습을 마치고 돌아가려 하자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다시 구름이 덮이고 천둥소리가 들리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관계자들은 모두 “베컴이 ‘승리의 태양’을 몰고 다니는 것 같다”며 경탄했다.

베컴의 인기는 12일 열린 나이지리아전에서 여실히 보여줬다. 관중들이 “베컴”을 연호하는 가운데 그는 코너킥을 차는가 싶으면 어느새 수비에 가담 상대팀의 코너킥을 헤딩으로 막아낸 발군의 활약으로 관중들을 매료시켰다.

잉글랜드팀 공격의 중추이자 득점찬스를 만드는 게임 메이커로서 매 경기 빛나는 역할을 하고 있는 베컴. 단짝 ‘원더보이’ 오언에게 이어지는 절묘한 크로스 패스, 볼 컨트롤, 스피드와 위치선정 감각 등 세계 최고 수준의 플레이는 관중을 즐겁게 해준다. 8강 진출권을 놓고 겨룰 본선 첫 경기에서 숭배의 대상으로 까지 부각된 베컴이 또 어떤 화려한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요코하마〓조헌주기자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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