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스타]블랙파워 잠재운 저격수 ‘바티 골’

  • 입력 2002년 6월 2일 23시 33분


‘바티 골’ 가브리엘 바티스투타는 ‘죽음의 조’ F조 첫 경기를 앞두고 “이번 월드컵을 끝으로 대표팀에서 은퇴하겠다”고 선언했다.

스트라이커로는 적지 않은 33세의 나이를 의식했던 것일까. 여하튼 바티스투타는 이번 대회가 조국 아르헨티나를 위해 마지막으로 봉사하는 대회라고 못박았다. 물론 목표는 우승컵을 품에 안고 고국으로 돌아가는 것.

2일 이바라키에서 벌어진 나이지리아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바티스투타는 나이를 잊은 듯했다. 아프리카 축구의 자존심으로 불리는 나이지리아 문전을 끊임없이 유린했다. 마르셀로 비엘사 감독이 주전 스트라이커를 놓고 고민하던 에르난 크레스포(27) 대신 바티스투타를 기용한 것은 성공이었다.

노련한 ‘슈팅 머신’ 바티스투타는 기세를 올릴 때와 조절할 때를 알았다. 기회가 보이면 바로 슈팅을 날렸고 여의치 않으면 기회를 넘겼다. 게다가 바티스투타에게는 후안 세바스티안 베론과 아리엘 오르테가라는 든든한 지원군이 있었다. 오르테가의 오른쪽 돌파는 매서웠고, 중앙을 지휘하는 베론의 넓은 시야는 상대를 내려다보는 수준이었다. 그리고 아르헨티나 국민이 기대했던 대로 승리를 결정짓는 결승골을 터뜨렸다.

바티스투타의 최대 강점은 어느 순간에도 강하고 정확한 슈팅을 날린다는 것. 이날도 예외는 아니었다. 게다가 비록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이날 환상적인 프리킥 실력도 두 차례나 과시했다. 특히 페널티 지역 정면에서 날린 후반 33분의 프리킥은 나이지리아 골키퍼 아이크 쇼룬무가 겨우 막아냈을 정도로 정확히 골문을 향했다. 가시마 경기장을 찾은 관중의 탄성이 한꺼번에 터져 나왔다.

바티스투타가 이날 기록한 골은 자신의 월드컵 10번째 골.

바티스투타는 이번 대회에서 게르트 뮬러(독일)의 월드컵 최다골(14골)과 3개 대회 연속 해트트릭의 대기록 경신을 한꺼번에 노리고 있다.

바티스투타는 누구

△생년월인:1969년 2월1일

△체격조건:1m85, 73㎏

△포지션:스트라이커

△소속팀:AS로마(이탈리아)

△국제대회 데뷔:1991년 6월27일 브라질전

△국제대회 기록:76경기 출전, 56득점

이바라키〓주성원기자 swo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