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추칼럼]냄비, 그리고 사이비 축구 전문가...

  • 입력 2001년 9월 7일 10시 20분


냄비, 흔히들 결과를 두고 일희일비하는 사람들을 통칭하여 일컫는 단어이다. 개인적인 의견을 말하자면 많은 축구에의 열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다만 기존의 엘로우 페이퍼에 버금가는 선정성과 경박함을 자랑하는 스포츠신문에게 중독되어 평소에 우리네 축구를 잘못 이해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냄비라는 경박한 이름으로 싸잡아 치부되어버리는 것을 매우 싫어한다. 옛말에 모르는 것은 죄가 아니라고 했듯이 일반 대중들이 축구와 자신이 좋아하는 기타 스포츠에 대한 정보를 접함에 있어서 스포츠신문에 의존해야만 함으로써 사실이 곡해되고 전문 지식이 없이 단지 그럴듯한 문구로 휘갈겨 쓴 기사들이 대중들에게 있어서 사실상 그들이 얻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정보통이었음을 감안한다면 말이다. 그런 것들에 흔들리지 않을 정도의 튼튼한 시각을 갖는다는 것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사실 축구뿐만이 아니라 다른 모든 분야 또한 일반 대중들은 일부 매니아나 실무 경험을 거친 전문가급의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왜곡되어진 잘못된 시각에 중독 될 가능성은 항상 열려있다. 예를 들어 지난날 군부독재시절을 돌이켜보면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듣고 볼 수 있는 거의 모든 정보들이 잘못된 시각과 곡해된 사실들을 토해내고 있을 그 시절에 일반 대중들 사이에서 80년 광주의 진실과 또한 70년대까지 북한이 우리 나라보다 잘살았었다는 것과 김일성이 괴물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사실은 우리 또한 북한 못지 않은 독재하에 있었다는 것 등, 현실을 제대로 자각하고 있는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되었겠는가. 그러나 시대가 변하여 민주화가 진행되어 사람들이 차츰 제대로 된 정보와 시각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면서부터 많은 대중들의 생각 또한 자연히 변하게 되었던 것이다.

축구 또한 마찬가지이다. 지금껏 곡해된 사실과 잘못된 시각의 기사를 통해 조금씩 쌓여져온 편견으로 인해 자신도 모르게 냄비로 치부되어 왔던 많은 사람들 또한 인터넷이라는 막강한 정보공유 인프라가 구축이 되면서부터 조금씩 변해가고 있다. 지금껏 사실상의 유일한 정보 획득 수단이었던 스포츠신문들의 말장난에 의해 가려져 왔던 많은 사실들이 조금씩 그 실체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해서 많은 대중들에게 억울하게 씌어져 왔던 냄비라는 굴레가 벗겨질 날도 그리 멀지 않았다고 생각된다. 일반 대중들은 단지 제대로 된 정보와 사실을 바라보는 시각이 부족할 뿐 절대 바보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디를 가나 기존의 판이 흔들리기를 원치 않는 수구세력이 있듯이 우리 축구판에서도 그에 버금가는 여론을 호도하는 사이비 전문가들이 있다. 전에는 일부 스포츠신문들만이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여 왔으나 인터넷에 의해 많은 사건과 관심사에 대한 모든 정보가 트여지고 토론할 수 있는 장들이 실시간으로 연결되어진 지금에는 일반인들 중에서도 점점 그런 사이비 전문가 축에 끼는 사람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런 이들이 문제가 되는 것은 이들은 언제나 변함이 없이 스포츠 언론들의 기사 만들기에 놀아나면서도 그것을 토대로 한 자신의 생각들이 절대적이라고 믿으며 그것을 사람들 사이에 공론화시키기 위해 부지런히 뛰어다닌다는 것이다. 참으로 그 열정만은 높이 사줄 만 하지만 때로 진실을 알려주는 고수들을 만난다고 하더라도 육두문자로 점철된 무논리를 앞세워 그것들을 돌파하고 만다. 또한 이도 저도 모두 안 통하여 끝내 궁지에 몰릴 때에는 스스로 냄비라는 울타리속으로 은근슬쩍 몸을 감춰버림과 동시에 대부분의 선량한(?) 냄비들을 은연중에 자신과 동질화시키는 교활함까지 보임에야 정말 웃기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날 스포츠언론들의 연예인 스캔들이나 다루는 마인드에서 양산되었던 수많은 무뇌적인 기사들 속에서 단련된 대부분의 냄비라고 불리는 사람들의 사건을 바라보는 잘못된 태도와 시각 등은 분명 조금씩 변해가고 있고 또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대중들은 바보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미 전보다 훨씬 많은 수의 사람들이 스포츠 언론들에 대해 회의와 의심의 눈초리를 가지게 된 것이 이를 증명한다. 또한 예나 지금이나 별로 변한 것이 없지만 자신의 생각과 주장을 교환하고 점검하는 토론문화가 앞으로 정착이 되어 갈수록 이러한 변화는 점점 더 가속도가 붙을 것이다. 문제는 마치 전문가처럼 행동하며 여론을 호도하여 대중들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일부 사이비 전문가들이다. 그들은 스스로 냄비라 칭하며 자신들의 주장을 교묘히 일반 대중들과 동질화시키는 습성이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한동안 그러한 대중들의 변화와 발전적인 토론문화가 정착되어 지기 전까지는 소위 온라인 상에서 논객이라 인정받는 이들과 스스로 냄비라고 칭하는 그들과의 많은 일반 냄비 대중들을 놓고 불타는 한판 승부가 벌어질 것임에 분명하다. 부디 많은 논객들의 건투를 빈다.

자료제공: 후추닷컴

http://www.hooc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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