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와 놀아나다]카이 홀맨, 10대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 입력 2001년 8월 17일 18시 41분


LG텔레콤의 카이 홀맨(Khai Holeman) 광고에 캐릭터가 실제로 등장한다. 웃긴건 세련된 모델이 아니라 버벅거리는 캐릭터라 더 시선이 간다.

왁자지껄한 교실 안. 조용 조용~ 우리반에 전학 온 학생이 있다. 선생님은 주위를 환기시키며 전학생을 소개한다. 누가 전학 온 것일까 학생들은 궁금해하는데 전학생의 모습은 모든 이의 예상을 뛰어넘는다. 바로 카이 홀맨 캐릭터였기 때문.

거대한 홀(hole)머리를 가진 대두 홀맨은 등장부터 심상치 않다. 머리가 너무 커서 교실 문에 끼여 바둥바둥~ 짧은 팔다리를 파닥거리며 아무리 애를 써도 들어갈 수가 없네. 학생들은 그 모습을 보고 자지러지고..홀맨은 땀방울 마크가 생기면서 더더욱 민망해한다.

이때 홀맨의 마음을 풀어주는 여학생의 낭랑한 목소리 '반가워'. 어느새 학생들과 홀맨은 자연스럽게 친구가 된다. 그리고선 홀맨의 머리를 교실 안으로 밀어넣어주는 다정한 장면까지 연출. 그런다고 머리가 들어가나 핫.

카이 홀맨 광고는 무엇보다 재미있다. 홀맨 캐릭터는 얼띠면서도 귀엽고 사랑스럽다. 그간 봐오던 캐릭터는 애니메이션이나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들어진 가상의 존재에 불과했지만 카이 홀맨은 손에 닿을 수 있는 실제의 모습을 하고 있다.

게다가 통신업체의 캐릭터가 보여주는 무엇이든 가능한 뛰어난 분위기가 아니라 어딘가 어설픈게 매력포인트다. 모습도 세련된 디자인보다는 단순하고 귀엽게 처리했다. 말하자면 좌충우돌하는 못말리는 캐릭터에 가깝다. 그 점이 친근하게 다가온다.

게다가 십대는 대체 이미지에 익숙해지는 세대다. 눈에 보이지 않는 브랜드일 뿐이지만 적절한 이미지를 입혀 캐릭터로 만들면 거기에 쉽게 동화한다. 그들 스스로도 자신을 대신하는 시각이미지 아바타를 꾸며 다른 사람과 소통하고 분신처럼 느낀다.

이제 이동통신은 포화상태다. 성인은 누구나 하나쯤 갖고 있는게 이동전화다. 마지막 남은 수요대상자는 십대들뿐이다. 게다가 이동전화 서비스가 무선인터넷으로 서서히 교차되는 지점이라 더욱 가능성 있는 연령으로 부각되는건 당연한 일.

이동통신업체의 전략은 각개 각층 세분화 공략법이다. 그 서비스의 개요도 대상에 맞게 적절하게 변형하여 제공한다. 십대층 공략의 경우에는 저렴한 요금체제와 먹거리 할인, 문화혜택, PC방 무료이용 등 다양하다.

어찌 보면 로봇 같기도 하고 큰 인형 같기도 한 홀맨. 스필버그의 영화 에서 인간의 마음을 가진 로봇 데이빗처럼 홀맨도 십대의 마음을 가진 친구가 되었으면. 앞으로 왈다각 십대들과 홀맨이 어떤 엉뚱한 일을 벌일지 자못 기대된다.

김이진 AJIVA77@chollia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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