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칼럼]"잘 나가는 한국축구! 그러나…"

  • 입력 2001년 7월 23일 16시 07분


"잘 나가는 한국축구! 그들 덕분에 한국축구가 성장을 하나? "

'오합지졸, 사분오열'

최근 한국 축구계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단어다.

2002년 월드컵을 1년도 남겨놓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 축구의 행보를 찬찬히 살펴보면 한심하기 그지없다.

대승적인 차원에서 '월드컵 16강'이라는 숙원사업의 완성을 위해 유망주들의 해외진출을 추진해 왔던 한국 축구.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유럽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는 설기현, 최성용, 이상일 등 고작 3명.

그것도 유럽의 변방리그이고 2부리그에 불과하다.

게다가 협회나 축구계가 기울인 노력의 결과라기보다는 자신들의 노력에 의해 유럽에 진출했다고 보는 것이 합당한 상황.

선수들의 기량향상을 위해 해놓은 일이 전무한 상태에서 이제는 아예 쌍수들고 선수 죽이기에 나서고 있는 분위기다.

대표적인 희생양은 한국인 최초의 이탈리아 세리에 A에 진출한 안정환.

구단의 완강한 입장(손해보는 장사는 하지 않겠다는...)에 밀려 급기야 소속팀 페루지아로부터 방출이라는 철퇴를 맞은 안정환은 선수생활의 기로에 서 있다.

축구협회마저 쌍방의 의견이 정당하다고 인정하고 있으니 과연 무슨 해결책을 내놓고 무슨 일을 했는지 궁금하기만 하다.

안정환이 선수 생명을 다 죽였다고 생각했는지 이번에는 '노테우스' 노정윤(30.세레소 오사카) 죽이기에 구단들이 담합하고 나섰다.

폐지되는 악법 드래프트제의 기한인 올해까지는 노정윤이 국내에서 뛸 수 없다며 국가대표급 선수의 국내복귀를 저지하고 나섰다.

이유는 간단하다.

월드컵이고 나발이고 다 필요없고 노정윤이 울산 현대로 갈 경우 자신들이 갖게 될 불이익과 구단에 대항하고 나선 선수에 대한 보복이 우선이다.

유럽에 나가 있는 선수는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복귀시켜야 하고 복귀하겠다는 J리거는 사양하고만 있으니 도대체 누구를 위해 운영되고 있는 프로축구인지 알 수가 없다.

(참고로 한국스포츠는 기업과 구단을 위한, 그들에 의한, 그들의 생존 전략일 뿐이다. 그 가운데 팬과 선수는 하나의 도구에 불과하다.)

자꾸 깊은 수렁으로 빠져만 가고 있는 한국 축구.

지금과 같은 현실이라면 2002년 월드컵은 분명 2002년 일본 월드컵으로 치러질 것이 분명하다.

그것도 관계자 여러분들의 피나는 노력 덕분에...

http://www.enter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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