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추칼럼]자유계약시장의 새로운 전개

  • 입력 2001년 7월 23일 13시 46분


NBA 팀들이 자유계약선수와 계약할 수 있는 시기가 18일로 앞당겨진 가운데, 현재까지 많은 계약이 이루어졌으며, 이루어지고 있는 상태이다. 공식적인 계약 개시일이 8월 1일이었던 지난 시즌, 많은 팀들은 Tim Duncan, Tracy McGrady, Grant Hill을 모셔가기 위해 과열된 경쟁을 펼치면서 많은 시간과 거액의 돈을 퍼부으면서 많은 문제점이 발견했기 때문이다. 팀과 선수들이 계약 협상을 시작할 수 있는 날이 7월 1일이었기 때문이 한 달간의 기간은 팀에서 큰 부담이 아닐 수 없었다.

이처럼 약 한 달간의 기간을 두었던 가장 큰 이유는 단지 NBA의 변호사들이 다음 시즌의 팀연봉 제한선(Salary Cap)을 계산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주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개정된 규칙에 의해 개시일을 앞당김으로서 팀들이 자유계약선수들과 협상할 수 있는 시기가 빨라졌고, 그만큼 비용도 줄일 수 있게 되었다.

여기에 리그측 변호사들과 선수연합측은 이번 시즌 채택할 연봉제한선의 금액을 두고, 몇일전 열띤 논쟁을 벌였다. 결국 리그와 선수연합측은 서로의 타협안으로 4,250만 달러로 결정했다. 이는 지난 시즌의 3,550만 달러과 비교해 무려 700만 달러가 오른 것으로서 ‘84-85시즌 연봉제한선이라는 제도가 보급된 이래, 두 번째로 큰 상승이다. 1년 전의 약 150만 달러 상승에 비해 몇 배의 인상이지만, 현실적으로 벤치를 지키는 후보선수들마저 몇 백만 달러를 받는 현 리그상황에서 불가피한 조정이 아닐 수 없었다.

Chris Webber의 Kings 잔류, Antonio Davis의 잔류, Allan Houston의 잔류, Michael Finley의 잔류, Dikembe Mutombo의 잔류.

오프시즌내 리그 절반 정도인 약 140명의 선수들이 자유계약선수로 풀려난 가운데, 초 대어급으로는 Chris Webber, Allan Houston, Antonio Davis, Michael Finley 등이 거론된 바 있다. 이번 오프시즌 자유계약시장에서 나타난 두드러진 현상은 이들 초 대어급 선수들 모두가 기존 팀과 재계약을 맺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팀연봉 제한선(Salary cap) 및 사치세(Luxury Tax)로 인해-지난 시즌의 Orlando Magic과 Chicago Bulls처럼 몇 년을 두고 선수명단을 완전히 정리하지 않는 한- 한 팀이 양질의 스타들을 싹쓸이해 가는 것은 제도적으로 더욱 힘들게 되었다. 자유계약선수들은 다른 팀과 계약할 수 있지만, 연봉협상동의안에 따라-몇몇 제외규정과 최저 연봉을 빼고는- 받을 수 있는 액수가 그 팀의 연봉제한선상에서 남은 금액이기 때문에 다른 팀과 계약 협상시 애를 먹게 된다. 리그내 많은 팀들이 연봉제한선을 이미 넘은 상태이며, 사치세는 절대 내려하지 않고 있다. 사치세는 리그가 규정한 연봉을 넘는 팀들에게 그 초과한 액수와 같은 금액을 리그에 내는 것이다.

연봉제한선과 함께 이 제도는 한 팀의 과다 투자를 통해 리그 불균형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이다. 커미셔너 David Stern도 지난 시즌중 Sacramento의 대성공에 대해, 이제 작은 시장을 가진 도시의 NBA 팀들도 연봉제한선과 사치세의 도입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큰 시장을 가진 도시팀들과 경쟁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리그 평준화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이 규정들에 대해 자화자찬한 바 있다. 사실상 Portland나 Dallas의 구단주처럼 두툼한 지갑을 가지고 있지 않은 이상, 리그내 모든 팀들은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하는 사치세를 기피하고 있다. 한마디로 사실 자유계약선수이지만, 규정상 완전히 자유로운 것이 아니다. 지난 시즌 McGrady, G. Hill에게 과감한 투자를 했던 Orlando Magic이 이번에 Toronto Raptors보다 월등한 주위 여건에도 불구하고 Antonio Davis를 잡지 못한 이유가 거기에 있다.

이번 자유계약시장에서 가장 큰 이득을 본 팀은 역시 Raptors가 아닐 수 없다. 그들은 Antonio Davis, Alvin Williams, Jerome Williams, Brian Skinner를 잡았고, Charles Oakley를 내보냈다. 결국 그들이 원하는 자유계약선수들은 다 잡았고, 그렇지 않은 선수는 트레이드한 것이다. Raptors는 개인적으로 애착이 가는 팀이기에, ‘후추’에 지금까지 그들에 관해 두 번이나 글을 쓰면서 그들과의 재계약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설명한 바 있다. Raptors의 GM인 Glen Grunwald는 그들과의 재계약 성사 후 한 인터뷰에서도, Vince가 이것에 대해 만족하며 기뻐하고 있다고 했다. 시즌 종료 후, Vince Carter는 이들 세 명의 선수가 팀에 잔류하기를 팀에 강력히 요구한 바 있다.

이로서 Raptors는 팀의 성쇠가 걸린 다음 시즌 Vince Carter와의 재계약에 한걸음 바짝 다가갈 수 있게 되었다. Raptors는 Antonio Davis의 이적은 Carter의 이적으로 생각하고, 사실 Antonio Davis를 잡는데 큰 무리를 했다. 33세의 그를 잡기 위해 무려 4년, 약 6,400만 달러를 투자했다. 그러나, 리그 최고의 흥행제조기인 Carter를 잡을 수만 있다면, Raptors측은 어떠한 투자도 아끼지 않는다는 굳은 의지를 보여줌으로써, Carter 달래기에 성공한 것이다. 현실적으로 연봉제한선을 초과한 Orlando Magic으로서는 그를 잡기에 충분한 여유를 지니지 못했고, 그에게 흥미를 보인 다른 팀인 Chicago Bulls는 GM Jerry Krause가 계약 협상 단계에서 적은 액수를 불려서 Davis에게 불쾌감을 주어서, Davis는 결국 Raptors에 남기로 결정했다 한다.

현재 Raptors는 Hakeem Olajuwon의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 전 팀인 Houston Rockets는 은퇴가 다가오는 그에게 많은 연봉을 제시할 수 없음을 표명한 바 있다. Olajuwon은 자신의 주가를 높이기 위해, 유명 에이전트인 Dan Fegan을 기용한 바 있다. GM Grunwald는 현재 그와의 접촉을 부정하고 있지만, 그의 영입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발언을 하고 있다. 만약 중급제외 규정을 이용하여 Olajuwon이 Raptors에 오게 된다면, Raptors는 Antonio Davis의 본래 포지션인 PF로 돌려, 그 둘로 구성된 막강한 골밑을 구축할 수 있게 될 것이다.

Sacramento Kings 역시 이번 오프시즌의 승자라 할 수 있다. 구단주인 Maloof가의 과감한 투자에서 비롯된 것이다. Raptors가 Carter라면, Kings는 Webber이다. Kings는 Chris Webber와의 재계약에 성사한다. 그가 계약한 7년, 12,300만 달러는 현 규정상 한 선수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연봉이다. Webber는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서 맥없이 L.A. Lakers에게 무너진 후, 챔피언이 될 수 있는 좀더 강한 팀에서 뛰고 싶다고 말했다. 오프시즌 내내 많은 팀들과 접촉을 했지만, 강한 팀들 중에 Webber의 높은 몸값을 맞출 수 있을만한 팀이나 Kings에 만족할 만한 ‘계약후 트레이드’를 제시할 수 있는 팀은 현실적으로 거의 없었다. 결국, 내키지는 않지만 Webber측도 마냥 기다려 봐야 별 진전이 없을 것 같아서 Kings와의 재계약을 선택하게 된다. Webber가 계속적으로 불평하여 ‘계약후 트레이드’를 고수한다면 할 수 없지만, 현재로서 Kings는 지난 시즌 55승의 기반이었던 그를 유지하게 되었다.

여기에 이미 Kings는 안정된 포인트가드인 Mike Bibby를 얻게 되었다. 리그우승을 목표로 하는 Kings로서는 비록 인기가 있지만 불안정한 플레이를 펼치는 Jason Williams를 주전 PG로 더 이상 둘 수가 없었다. Mike Bibby는 현 Kings에게 가장 적합한 포인트가드이다. 무엇보다도 이기적이지 않고, 안정적인 팀운영 능력을 지니었으며, 입단이래 득점, 어시스트, 야투율, 3점슛률 줄곧 상승세를 달리고 있다. Webber를 기반으로 한 팀을 잘 운영하리라 본다. Doug Christie도 7년, 4,900만 달러에 재계약했고, 유럽파 스타인 Predrag Stojakovic와 Hidayet Turkoglu도 여전히 건재해 Kings는 리그 엘리트팀으로서 자리를 계속 유지할 것이다. 한 마디로, Webber가 이보다 더 좋은 조건을 가진 팀을 찾기란 불가능하다.

결국 이번 오프시즌의 승자는 ‘돈’이라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비단 Chris Webber, Antonio Davis 뿐만 아니라, 리그내 거의 모든 자유계약선수들이 ‘우승’이냐 ‘돈’ 둘 중에서 후자를 택하고 있다. 지난 시즌 패배가 싫어 적은 연봉에 우승후보인 San Antonio를 택했던 Derek Anderson 역시 이번에 돈을 위해 Portland를 택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비난할 수 없는 현상이다. 그들은 아마추어가 아니라 프로선수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현상 때문에 생긴 수퍼 스타들의 기존 팀과의 재계약은 오히려 리그 특정팀의 고정팬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자료제공: 후추닷컴

http://www.hooc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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