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W]獨 최고극장 홍등가에 밀려 폐업

  • 입력 2001년 6월 19일 18시 45분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극장인 함부르크의 ‘한자극장’이 마약거래상과 홍등가에 밀려 폐업의 운명을 맞았다.

독일 슈피겔지 최신호는 1894년 노래와 춤, 서커스를 곁들인 버라이어티쇼를 도입해 지난 107년 동안 독일 국민에게 웃음과 기쁨을 선사했던 한자극장이 최근 우범지대의 중심지로 변하면서 12월 31일을 기해 문을 닫게 됐다고 전했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최고의 명성을 자랑하던 이 극장이 한순간에 몰락한 것은 극장 인근 지역이 청소년들의 마약거래 장소로 변하면서부터. 90년대 이후에는 이들을 상대로 한 섹스숍과 홍등가까지 우후죽순으로 늘어났다.

극장 정문은 아예 마약에 취한 청소년들의 잠자리로 변했고 극장 앞 게오르그 거리에는 불량배와 동성애자들이 몰려들면서 연일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엔 마약을 복용한 것으로 알려진 여성 두 명이 극장 근처에서 살해된 채 발견되기도 했다.

사정이 이쯤되자 극장을 찾는 사람의 발길도 갈수록 줄어들었다. 극장측은 적자를 메우기 위해 시 정부로부터 보조금도 받고 직원도 대폭 감원했지만 더 이상 지탱하기가 힘들어 결국 폐업을 결정한 것.

극장감독 톰 슈트롬베르크는 “버라이어티쇼를 통해 기쁨을 맛보려는 독일 국민에게는 크나큰 손실이 될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백경학기자>stern10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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