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칼럼]"축구장에 하얀 천사들의 등장! 스포츠와 종교는 어떤 관계?"

  • 입력 2001년 6월 8일 22시 25분


지난 3일 한국의 컨페더레이션스컵 마지막 경기인 호주와의 예선 3차전 경기가 벌어졌는데...

이날 경기장에는 한 가지 특이한 점을 발견할 수가 있었는데 바로 한국 응원단의 모습이었다.

예전까지는 한국국가대표팀의 전통적 유니폼 색깔인 붉은 색 옷을 입고 응원하는 붉은 악마가 한국 응원단의 대표격이었는데 이날 관중석 중앙에는 흰 옷을 입고 나와 한국팀을 응원하는 단체가 눈에 띄었던 것.

이 단체의 이름은 바로 ‘하얀 천사’

하얀 천사 응원단은 2002월드컵 선교협의회에 의해서 결성되었으며 그 목표가 붉은 악마 응원단을 악마주의 집단으로 판단하여 부정한다는 것이다. 부정의 이유는 이름과 캐릭터가 악마이기 때문에 사회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일은 정말 코미디가 아닐 수 없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의 이름이 이순신이라고 했을 때 그의 실제 모습과는 상관없이 조선 시대 최고의 명장이었던 이순신과 같은 평가를 내려야 하는 것인가?

그리고 축구는 어디까지나 스포츠이고 붉은 악마 또한 단지 그 스포츠가 좋아서 모인 단체일 뿐이다. 이름에 악마가 들어가 있다고 해서 그것이 사회적으로 해가 된다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가 없는 문제이다.

물론 이 논란의 대상인 하얀 천사가 한국 기독교 전체의 의견을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난 성남 일화의 연고권 문제 등 한국 스포츠에서 기독교 단체에 의한 말썽이 잦았던 것이 사실.

한 마음 한 뜻으로 뭉쳐서 응원해야 할 국가대표팀의 경기에서 사소한 문제로 서로 분열되는 모습은 종교와 스포츠의 문제를 떠나서 가장 기본적인 원칙을 벗어난 것이다.

여기서 어느 쪽이 옳고 그름을 말하고 싶지는 않다.

스포츠는 스포츠일 뿐이다.

http://www.enter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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