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칼럼]또 하나의 괴물투수 등장! 미래는 며느리도 몰라

  • 입력 2001년 5월 4일 19시 03분


고교야구에 또하나의 괴물투수가 등장했다.

아마야구의 명가 광주 진흥고를 1973년 창단 이후 처음으로 대통령배 고교대회 정상에 올려놓은 선수.

3게임 연속 투구로 놀라운 체력을 과시한 선수.

바로 진흥고의 우완 에이스 김진우(18세·3년)가 그 주인공이다.

191cm, 92kg의 거구에서 뿜어나고는 140km 후반대의 묵직한 공과 고교생치고는 화려한 변화구와 안정된 제구력을 지니고 있는 김진우는 이미 해태로부터 7억원의 구애를 받고 있는 귀한 몸.

야구관계자들은 올해 고교 유망주 가운데 김진우를 능가하는 투수는 없다는데 의견을 일치하고 있을 정도로 김진우는 미래가능성을 인정받은 선수다.

하지만 이번대회에 나선 그의 기록들을 살펴보면 대견한 면도 있지만 한심스럽고 안타깝기 그지없다는데 이견을 다는 사람은 없다.

이번 대회 총 4경기에 출전한 김진우는 29와 2/3이닝에 나와 3승을 거뒀다.

그것도 마지막 세경기는 매일 등판해 거의 완투를 기록했다.

본인 역시 웨이트와 체력훈련을 충실히 하고 있어 별다른 문제는 없다고는 하지만 프로선수에게 3일연속 완투시킨다면 모두가 뒤로 나자빠질 것이 분명하다.

몸이 재산이나 다름없는 선수들이 죽음과 다름없는 연속투구를 강행할 리가 없다.

하지만 김진우는 지난해 봉황대기에서도 팀을 우승으로 이끌면서 무려 5경기에 출전했다.

5경기를 전부 완투한다면 45이닝을 던져야 했지만 그래도 42이닝(?)밖에 던지지 않았다.

그래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국내 아마야구의 현실을 들먹이며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에이스의 혹사를 묵인하고 있다.

또 묵인하지 않는다해도 어찌해볼 방법이 없는 것도 현실이다.

현실과 이상과의 괴리감일까?

뛰어난 투수를 만들기 위해선 고교시절부터 어떤 관리를 받아야 하는 지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 현실에 급급해 선수의 성장가능성을 막아버리고 있다.

메이저리그의 정상에 올라있는 박찬호(LA 다저스).

동기생인 조성민(요미우리), 임선동(현대)의 그늘에 있었지만 오늘날 그들보다 앞서 있는 것은 어찌보면 고교시절 어깨를 혹사당하지 않은 것이 주원인일 수도 있다.

3일 연속 등판, 매경기 완투에 가까운 투구.

어린 선수들을 생각한다면 절대로 그러지 못할텐데 과연 무엇이 선수들에게 이런 무리를 강요하는 것일까가 궁금해진다.

제공:http://www.enter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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