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속 그곳/음식점]맛에 감동, 서비스에 감동 '아저씨네 낙지찜'

  • 입력 2001년 2월 26일 15시 27분


신촌에는 낙지집이 많다. 이상하지? 낙지하면 떠오르는 곳은 바로 무교동인데... 그러나 무교동의 낙지는 아주 매운 볶음요리이고 신촌의 낙지는 아구찜과 비슷한 낙지찜이다.

신촌 낙지찜의 원조 '아저씨네 낙지찜'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이웃의 일본까지 아주 유명한 곳이다.

KBS, MBC'일요일 일요일 밤에', iTV 부터 일본의 JBS와 각종 잡지까지... 2층으로 되어 있는 아저씨네 낙지찜 입구 오른쪽으로 커다란 거울과 의자가 있는 대기석이 있다.

저녁시간대에는 손님이 밀려들어 앉을 자리가 없어서 대기석을 만드셨다는데 테이블과 15여종의 잡지와 신문, 컴퓨터와 팩스가 설치되어 있었다(모두손님이 사용하도록 되어 있다).

4개의 테이블은 더 놓을 수 있는 자리여서 '다른 식당 같았으면 이 자리에 테이블을 몇 개 더 놓을 텐데요...'하니 아저씨 말씀이 '그럼 기다리는 손님들 때문에 앉아 계신 손님이 불편하지요...식사는 무엇보다 편한 마음에서 천천히 먹어야지요. 물론 기다리는 손님께는 늘 죄송해요. 제꿈은 앞으로 여유가 된다면 한층을 모두 대기실로 만드는 거예요.' 그러시면서 서비스를 위해서는 자리가 많은 것이 좋은 것만이 아니라는 말씀을 덧붙이셨다. 10여년 전 아저씨는 몸이 좋지 않아 입맛이 없는 아내를 위해 낙지찜을 만들었다.

영양실조에 걸린 소에게 낙지 세마리만 먹이면 벌떡 일어날 정도로 낙지가 몸에 좋다는 건 모두가 알고 있는 상식. 너무 매우면 안되겠고 아구찜 대신 낙지를 넣어 만들었더니 아내가 무척 좋아해서 그 이후로도 지인들과 어울려 만들어 먹던 음식이었다. 그런데 사랑과 정성으로 만들어먹던 음식이 술안주가 되니 음식이 남겨지고 맛있는 음식으로 대접받기 보다 술안주로 전락하는 것 같아 자존심이 상하셨단다. 더구나 술은 주거니 받거니 하면 취하는 게 당연..술을 먹다보니 성군으로 왔던 손님이 폭군으로 변해 옆자리 손님들에게 폐가 되고 그래서 생각했던 것이 '일인당 소주 한병'. 그렇지만 손님은 술을 더 달라고 조르고, 아저씨는 안된다고 하고...

그런 실랑이 끝에 10년 만에 아저씨가 내린 결단은 '남성출입금지'다. 여기서 '남성출입금지'란 남자들끼리만 오는 경우에는 받지 않는다는 뜻이다. 일행 중 꼭 여성이 포함되어야만 한다. 아무래도 일행에 여성이 있으면 남자들끼리만 왔을 때 보다는 술을 적게 먹는다고 한다. '일인당 소주 한병'과 '남성출입금지'를 두고 사람들 사이에선 매상의 50%를 포기하는 일이라며 말이 많았지만 오히려 쾌적한 식당이 된 것 같아 뿌듯하시다고...

이곳의 메뉴는 단 한가지 '낙지찜'은 매콤하면서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며 낙지를 먹은 후 밥을 볶아 먹는 것도 별미다. 그런데 테이블을 보면 가스레인지가 두대씩 놓여있다.

바로 서비스로 나오는 홍합탕의 자리...새우와 버섯등이 들어간 홍합탕은 무한정 리필된다. 홍합탕도 바로 아저씨가 지인들과 낙지찜을 만들어 먹다가 국물이 있어야겠다고 생각해서 만들었던 것. 홍합탕은 낙지의 매운맛을 부드럽게 풀어준다.

매운맛을 풀어주는 또 한가지는 바로 여성들에게만 제공되는 칵테일. 시중에서 판매되는 칵테일처럼 세련된 맛은 없지만 매울 때 조금 마시면 감쪽같이 매운 맛이 사라진다. 칵테일도 물론 서비스. 생일을 맞은 사람에게는 샴페인이 병째로 선물되며 축하 음악과 함께 즉석사진도 찍어 준다.

취재를 마치고 나오는데 계산대 옆으로 설치된 공중전화가 보였다. 이렇게 서비스를 잘해주는 곳에서 왠 공중전화? 그렇지만 가까이 가서 보니 공중전화 옆에 50원짜리 동전을 가득 넣은 바구니가 있었다. 정말 감동이... 하지만 늘 청년 같은 주인 아저씨는 아직도 늘 부족한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

*화장실은 남녀 각각. 깨끗하며 생화가 한송이씩 꽂혀 있는 것은 기본이다.

◇위 치

신촌문고를 우측에 끼고 골목길로 진행하여 창서초등학교를 못 미처 좌측 골목길로 들어서서 10m 쯤 좌측에 위치.

◇버 스

(일반) 7,50,118,129,131,103,703,134,139,328-1,361,438

(좌석) 129-1,601,772

<자료제공 코지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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