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칼럼]"히딩크 덕분에 위기에 빠진 한국 축구계! 그야말로 유래없는 일이다."

  • 입력 2001년 2월 22일 15시 37분


요즘 한국 축구계는 거스 히딩크감독(58)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네덜란드에서 온 히딩크감독이 선수와 코칭 스태프는 물론 마사지사, 팀닥터, 주무에게까지도 영어를 배우라고 성화를 대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대표 선수들과 코칭 스태프들은 영어회화 공부에 매달릴 수밖에 없게 됐다. 정해성 코치 등은 이미 영어회화 교재를 구입해 밤잠을 설쳐가며 공부를 하고 있다. 일부 코치들은 전화로 외국인과 1대1로 프리토킹을 하는 프로그램도 신청했다.

선수들이 훈련하는 짬짬이 영어책과 씨름하는 모습은 더이상 낯설지 않다. 대표팀에서 잠시 해산해 소속팀에 복귀한 이들은 고가의 영어회화 테이프를 구입하는가 하면 개인교사까지 물색하고 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히딩크감독의 `불공평한 태도'(?)다. 히딩크감독은 스페인에서 활약할 당시엔 스페인어를 공부하는 식으로 해외를 돌아다닐 때마다 현지 말을 익혔다. 그래서 그는 약 5개국어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어와 네덜란드어와 독일어와 스페인어, 프랑스어 등.

일부 축구계 관계자들은 히딩크감독을 `언어학자'라고 떠받들며 당연히 한국말을 배울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그 예상은 완전히 빗나간 것이다.

문제는 과연 코칭 스태프와 선수들이 아무리 용을 써서 영어공부를 해도 얼마나 효과가 있겠느냐는 것이다. 이들은 학창시절 수업엔 거의 참석하지 않고 볼만 찼기 때문에 기본적인 학습능력이 떨어진 상태다. 중학교부터 대학까지 12년을 해도 잘 못하는 영어를 과연 이들이 2002년 월드컵 전까지 마스터할 수 있을까.

하지만 위기는 곧 찬스라고 했다. 히딩크감독이 시어머니처럼 "영어 공부를 하라"고 닥달하지만 이번 기회를 계기로 영어 한마디라도 익혀두면 좋지 않겠는가.

어차피 축구는 국제적인 스포츠이기 때문에 선수건, 코칭 스태프건 영어를 잘 하면 향후 진로에 큰 보탬이 될 것이다. 외국팀에서 뛰건 외국팀을 지도하건 간에….

http://www.enter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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